KIA 타이거즈 '에이스' 윤석민(25)이 메이저리그 거물급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의 계약이 알려지면서 포스팅시스템 참여와 관련된 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일단 윤석민은 "평소에 꿈꿔왔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원 소속 구단인 KIA가 동의를 해야 가능하다. KBO 관계자 역시 "소속 구단인 KIA의 허락 없이는 윤석민의 포스팅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석민으로서는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이 때문에 윤석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IA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 올 경우 3, 4선발로 활약이 예상된다. 부진할 경우 중간 계투로 강등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고 해도 빅마켓(Big Market) 팀의 유니폼을 입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마켓이란 과거에는 LA, 뉴욕, 시카고 등 큰 도시의 기반의 팀을 말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야구단이 2개씩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빅마켓을 정의할 때 큰 도시, 그리고 엄청난 선수들의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까지 따진다.
그럴 경우 기존의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시카고 컵스를 비롯해 필라델피아 필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도 빅마켓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팀들 속에 최근 몇 년 동안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다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4선발 제이크 웨스트브룩이 올해 800만 달러(약 90억 원)를 받았고 내년에는 850만 달러(약 95억 원)를 받는다. LA 에인절스 3선발 어빈 산타나도 올해 11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받았고, 내년에는 1120만 달러(약 130억 원)나 된다. 보스턴 레드삭스 4선발 존 레키는 1525만 달러(약 165억 원)를 받는다.
반면 빅마켓이 아닌 팀들의 3,4 선발 연봉은 확연히 다르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4번발 브랜든 매카시는 올해 연봉이 100만 달러(약 11억 원)였다. 1선발 지오 곤살레스도 42만 달러(약 5억 원) 최저연봉이었다. 에이스 트레버 케이힐도 올해 연봉이 50만 달러(약 6억원)에 불과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빅마켓 팀은 윤석민의 가능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들은 가능성보다 확실한 승리를 올려줄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돈은 큰 의미가 없다. 오로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투수가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윤석민보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10승은 확실히 거둬줄 선발투수를 찾는다. 이들에게 1000만 달러(110억 원)도 빅마켓 구단들은 기꺼이 쓴다.
여기에 KIA는 윤석민이 포스팅에 참여 한다고 해도 낮은 금액에 보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KIA는 돈이 없는 구단이 아니다. 1년에 몇 백억씩 돈을 쓰는 것은 우승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빅마켓 팀이 아니고서는 윤석민에게 큰 돈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윤석민으로서는 에이전트가 '큰손' 스캇 보라스인 만큼 그의 능력에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ML 관계자의 이야기처럼 "윤석민이 빅마켓이 아닌 중간 정도의 팀으로 가서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