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위터, 이대로 가면 '언어 테러'의 흉기다

조선일보
입력 2011.11.06 23:05 | 수정 2011.11.06 23:43

한나라당이 한 달 동안 대도시를 순회하며 열 예정인 '드림토크'라는 대학생 상대 토크쇼 행사의 초청강사 몇 명이 트위터와 인터넷에서 인신공격을 받고 나서 참가를 포기했다고 한다. 드림토크 프로그램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의 청춘콘서트와 비슷한 형식으로 젊은 세대와 공감대를 넓혀보자는 취지의 행사다.

야구해설위원 양준혁씨에게는 트위터에서 '양준혁 뇌는 장식품이냐?'는 식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KT 전무)씨에게는 'MB 빨대'라는 욕설을 했다고 한다. 개그우먼 조혜련씨에겐 트위터에 '일본 가서 나라 망신시켰다'는 비난이,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인터넷에 '대한민국 국민을 호구로 만든 사람'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초청 강사들을 '병신 종합선물세트'라고 한 글도 있다. 양준혁·조혜련씨 등은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드림토크 불참을 한나라당에 통보했다.

야당 쪽도 다를 바 없다. 10·26 서울시장 보선 때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던 서울대 조국 교수는 트위터로 '아가리 닥치고 니 조국 북으로 좀 가라'거나 '밥 대신 방부제 먹는 조국' 등의 험한 말들을 들었다. 이에 조국 교수는 선거 후 트위터에 '수구파 네티즌 여러분, 계속 그렇게 사십시요. 파멸이 기다릴 겁니다'라는 막상막하의 글을 올렸다. 연예인 이효리씨 경우 소설가 이외수씨의 트위터 글을 자신의 17만명 팔로어에게 재전송했다가 '쓰레기'라는 욕설을 들어야 했다.

트위터 같은 SNS 매체의 탄생이 축복을 받은 것은 보통의 일반 시민도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맨 처음 발신자의 글이 팔로어에 팔로어로 이어져 재전송되면서 순식간에 수만~수십만명에게 전파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트위터와 인터넷은 신문·방송 등의 전통 매체와 달리 메시지가 취사선택, 정화(淨化)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잘못 쓰이면 언어 테러의 흉기나 다름없다. 인터넷·트위터 여론이 자기편이 아닌 상대방에겐 서로 인격훼손의 저질 공격을 퍼붓는 식이라면 인터넷·트위터는 소통(疏通)의 도구가 아니라 저주의 무기가 될 뿐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