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캠퍼스의 구(舊) 법학관 건물 앞에서 사학과 3학년 장모(여·23)씨가 교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를 걷다가 뒤따라오던 셔틀버스의 오른쪽 모서리에 부딪혀 넘어졌다. 운전기사 김모(53)씨가 버스에 치인 장씨를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가면서 장씨가 버스에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를 목격한 학생 일부는 장씨가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걷던 중 버스가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사 김씨가 과속을 하거나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운전상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에는 셔틀버스 4대가 10분마다 학생회관에서 중앙도서관, 의과대학, 생활과학대학을 회차하는 코스로 운행 중이다. 도로교통법은 학내 규정 속도를 시속 20㎞로 규정하고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도 4∼8대씩 학내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대부분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 캠퍼스와 인근 지하철역 사이를 오간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매학기 운전기사들에게 안전 교육을 하고 있으며 캠퍼스 내에 과속방지턱과 인도를 설치해 저속 주행과 학생 보행 안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 도로는 인도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음악을 듣거나 검색을 하며 걷는 학생이 많아 사고 우려가 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교내 도로 환경을 개선하고 운전사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