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安의사 시복(諡福·聖人 전단계) 추진

조선일보
  • 이태훈 기자
    입력 2011.11.01 03:07

    551명 명단 주교회의 제출… 그동안 교회내서 평가 못받아

    한국 천주교회가 안중근(1879~ 1910) 의사에 대한 시복(諡福)을 추진 중이다.

    '시복'이란 순교자나 신앙에 탁월한 모범을 보인 사람 등을 사후에 '복자(福者)'로 추대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통상 성인(聖人)으로 추대되는 '시성(諡聖)'의 전 단계로 통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 준비위원회는 대상자 선정과 기초 자료 수집 등을 거쳐 안 의사 등 시복 추진 대상자 551명의 명단을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명단엔 1901년 제주교란(속칭 이재수의 난)과 6·25전쟁 전후 공산당 박해 순교자 등 '근·현대 신앙의 증인' 24명과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527명이다. 조선의 천주교 박해 실상을 중국의 주교에게 알리려다 반역죄로 처형된 '백서 사건' 주역 황사영(1775~1801)도 포함됐다. 안 의사 등에 대한 시복 절차는 주교회의 심사→교황청 시성성 심의·검토→추기경·주교 회의→교황 결정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1897년 천주교에 입교해 세례명이 도마(Thomas)인 안 의사는 열정적 전도자였지만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오랫동안 평가받지 못했다. 1909년 10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 의거 당시 조선 대목구장(大牧區長)이었던 뮈텔 주교(1854~1933)는 천주교인이 '범인(犯人)'이라는 데 크게 당황했으며, 고해성사를 원하는 안 의사를 위해 신부가 면회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안 의사는 수차례 추모 미사를 집전했던 고(故) 노기남 대주교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1993년 강론 등을 통해 교회 내에서 재평가된다. 특히 김 추기경은 1993년 당시 "교회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사과하라면 사과를, 속죄해야 한다면 속죄를 하겠다"고 했다. 의거 100주년인 2009년에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도 김 추기경의 강론 내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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