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알리는 폭죽과 함께 종이 꽃가루가 하늘을 뒤덮는 순간 잠실구장 3루쪽 삼성 덕아웃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벤치에서 오승환의 마무리 순간을 기다리고 있던 삼성 야수들은 쏜살같이 덕아웃으로 달려들어왔다. 우승 기념 티셔츠, 모자를 챙겨 입는 동안 최형우가 "으악"하며 괴성을 질렀고, 채태인은 "우리가 해냈다"며 고래고래 고함을 쳤다.
선수단이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 한바퀴를 행진하는 사이 삼성 이수빈 구단주와 김 인 사장 등 삼성그룹 임원 20여명이 도열했다.
이윽고 1상자에 6병씩 담긴 샴페인 상자 33개가 일제히 개봉됐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동이 났다. 삼성 임원들은 각자 1병씩 챙겨들고 시상대 앞으로 집결할 선수들을 '공격'하기 위해 기다렸다.
삼성 주장 포수 진갑용이 김 인 사장에게 달려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삼성의 자축 열기는 시작됐다.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는 사이 최고의 장난꾸러기는 투수 안지만이었다. 안지만 샴페인 상자쪽으로 달려오더니 바지 뒷호주머니 양쪽에 샴페인을 장착한 것도 모자라 1병을 손에 들고 선수단 사이로 끼어들었다.
그러더니 선배 진갑용을 기습공격했다. 안지만은 류중일 감독이 최우수 감독상을 받을 때, 오승환이 한국시리즈 MVP 상을 받을 때에도 어김없이 배후에 나타나 샴페인 공격을 퍼부었다. 여기에 강봉규 김상수도 가세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던 삼성 팬들 입장에서는 지루했던 시상식이 마침내 끝났다. 선수단을 향해 "빨리 와!"라고 소리친다. 4번째 챔피언을 먹데 된데다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기 때문인지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은 없었다. 대신 신세대 취향에 맞게 흥겨운 놀이마당이 연출됐다. 삼성 관중석 앞에 선수들이 도열하자 마자 즉석 댄스파티가 열렸다. 요즘 유행하는 '셔플댄스'가 주제였다.
응원단상에서 댄스곡이 울려퍼지면서 선수들은 차례로 멋드러진 춤사위를 선보여야 했다. 정인욱이 '1번타자'로 선택된 것을 시작으로 김상수 안지만 진갑용 배영수 배영섭 최형우 강봉규 등이 주저할 것 없이 춤솜씨를 선보였다. 지켜보고 있자니 만약 춤을 시키지 않았더라면 서운했을 법한 표정들이다. 압권은 주장 진갑용 순서였다. 진갑용이 등장하자 흥겨운 댄스곡 대신 끈적끈적한 이른바 에로댄스 음악이 흘러나왔다. 진갑용은 잠깐 당황하는 척 하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하체를 능숙하게(?) 흐느적거리며 커다란 웃음을 선사했다.
방송 인터뷰 중이던 오승환은 팬들의 연호를 받자 즉석 '방송 펑크'를 내고 댄스곡 '흔들어주세요'에 맞춰 피칭 솜씨 버금가는 능숙한 춤솜씨로 댄스파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어느새 샴페인을 붓고, 마시느라 벌겋게 얼굴이 상기된 선수들은 "회식즐기러 가야한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박한이는 "지금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아내와 딸을 꼬옥 안아보는 것"이라며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덕아웃으로 돌아와 "내 미트 어디있노?"라고 포수 본연의 본능을 잃지 않은 진갑용은 "흥분되고 너무 기분좋다. 작년 SK에 4연패 당한 것을 복수할 수 있어 더 기쁘다" 주장다운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정규시즌 중에도 특유의 쇼맨십으로 인기를 끈 박석민은 '유비무환'의 심정으로 우승 행사때 샴페인 맞을 것에 대비해 고글까지 준비하고 나와 또 한 번 벤치를 웃겼다.
김상수는 "처음 우승해보는 거다. 그동안 부끄러웠는데, 오늘 우승으로 만회한 것 같다. 할아버지, 부모님이 생각난다"고 말했고 최형우는 "작년에 팬들을 실망시켰는데, 올해 응원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며 평소 성격답게 차분하게 소감을 밝혔다.
덕아웃 뒤쪽 복도에서 황급하게 옷을 갈아입던 선수들 사이에서 채태인과 강봉규는 뒤늦게 돌아오는 동료와 코치들을 향해 연신 하이파이브를 날리며 잠실에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선수들이 떠나고 난 뒤 덕아웃 벽에 걸린 보드판에 적힌 문구는 진한 여운을 여전히 품고 있었다. '최강 삼성, 정상 정복!! 韓國 1位!!' 잠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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