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딸 돌아오게 힘써줄 수 있나" 묻자 윤이상 딸이 답했다 "이 여자 미쳤구먼"

입력 2011.10.29 03:14

[윤이상 추모제 참석하러 통영에 온 아내와 딸]
기자가 인터뷰 요청하자 "우리집 찍은 사진이나 지워라"

윤이상의 딸 윤정
윤이상의 딸 윤정

윤이상(1995년 사망)의 부인 이수자(84)씨와 딸 윤정(61)씨는 현재 통영시 용남면의 윤정씨 소유의 주택에 머물고 있었다.

28일 본지 기자가 집을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윤정씨는 "우리 집을 찍은 카메라 내놓고 내가 보는 앞에서 (사진을) 지워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요즘 '통영의 딸' 구출에 대한 여론이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가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신숙자씨 모녀가 돌아올 수 있도록 북한 당국에 힘을 써 주실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 여자 미쳤구먼, 미친 여자, 미쳤어"라는 말을 반복했다.

윤이상은 통영 출신인 신숙자씨의 남편 오길남(69)씨에게 월북을 권유한 인물이다.

신씨는 파독(派獨) 간호사로 독일에서 유학생 오씨와 결혼했고, 1985년 일가족이 북한으로 갔다. 오씨가 1986년 독일 유학생 포섭 지령을 받고 독일로 가던 중 탈북한 뒤 신씨와 두 딸 혜원(35)·규원(33)씨는 북한 요덕수용소를 거쳐 평양 인근의 통제구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의 윤이상 딸의 집 28일 경남 통영시 용남면에 위치한 윤이상(1995년 사망)의 딸 윤정(61)씨 소유의 주택. 문 앞에 벤츠 차량이 세워져 있다. /신수현 조선경제i 기자 soo@chosun.com
통영의 윤이상 딸의 집 28일 경남 통영시 용남면에 위치한 윤이상(1995년 사망)의 딸 윤정(61)씨 소유의 주택. 문 앞에 벤츠 차량이 세워져 있다. /신수현 조선경제i 기자 soo@chosun.com

이수자씨 모녀는 독일 국적으로 독일과 북한, 한국을 오가며 통영 집에 이따금 들러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 이모(66)씨는 "원래 밭이었는데 윤정씨가 집을 지어 몇 년 전부터 수시로 왔다갔다 한다"고 말했다.

오길남씨는 "탈북 후 독일에서 윤이상 부부를 찾아가 가족들을 구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윤이상은 평양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수자씨도 "북에도 2000만의 사람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왜 망설이시죠"라며 북으로 돌아가라고 종용했다고 한다.

이수자씨 모녀는 경남 통영시가 지난 2003년부터 '통영 출신의 세계적 음악가'라며 윤이상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개최하는 '윤이상 국제 음악콩쿠르' 기간 중에 열리는 '윤이상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 통영시에서는 최근 "통영의 딸 구출 운동을 하면서, 윤이상 콩쿠르를 개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독일을 방문 중인 오길남씨는 28일 북한 대사관 앞에서 아내와 두 딸의 송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때 북한으로 자식들을 보내지 말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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