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트리 오브 라이프

조선일보
  • 변희원 기자
    입력 2011.10.28 03:13

    참 어려운 인생살이… 사랑만이 해답?

    영화사 진진 제공
    쉬운 얘기를 어렵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영화를 매개로 사유(思惟)하고, 철학을 하는 테런스 멜릭(68) 감독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하버드대를 나와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MIT에서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의 신작 '트리 오브 라이프'는 불친절한 철학책을 읽는 것처럼 어려워 보이지만, 어찌 보면 인간이라면 한 번쯤은 가졌을 신과 인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성공한 건축가 잭(숀 펜)은 어린 시절 아버지 오브라이언(브래드 피트)과 어머니(제시카 차스테인), 그리고 두 남동생과 순수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잭은 강압적인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경외하면서 반항을 시작한다. 영화의 서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대신 영화를 시작할 때 등장한 '욥기'의 '욥'(Job·가족을 잃고 병에 걸리는 등 고난을 당하면서도 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인물)이 신에게 던졌을 법한 질문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단란한 가정과 대자연 속에 둘러싸인 채 자란 잭은 같이 수영하던 친구를 잃게 되고, 동네에서 장애인과 범죄자를 마주하면서 신에 대해 의심을 품고 인간의 운명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 영화는 기독교적인 세계관 안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난과 상실, 분노, 두려움, 죄의식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낸 뒤, '사랑'을 해결책으로 툭 던져준다.

    영화 도입부에 15분간 우주와 지구의 탄생을 보여준 것은 다소 뜬금없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나 등장할 법한 이 장면은 영화의 미학적인 완성도에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주와 생명의 무한함으로 인간의 고통을 위로해주려는 감독의 배려가 아니었나'하는 짐작은 든다. 둘째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오브라이언의 아내에게 동네 아주머니가 "삶은 계속 된다"고 말해주는 장면에서 그런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영화 제목인 '트리 오브 라이프(생명의 나무)'는 에덴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로 그 과실은 영생(永生)을 준다고 한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 이것이 포인트

    #장면
    산들바람이 부는 초저녁, 둘째 아들이 현관에서 기타를 치자 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며 기타에 맞춰 피아노를 연주한다.(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인간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

    #대사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인생은 획 지나갈 것이다”

    #이런 분들 보세요
    영화를 사유의 도구로 생각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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