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지난 21일 밤 벌어진 조직폭력배 130여명의 집단 난투극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조직폭력배의 수가 많아서 위축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24일 경찰청이 밝혔다.
경찰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당시 출동한 4명의 경찰관들은 감찰 조사 과정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경찰이 조폭을 두려워하고 유혈 상태를 방치한 것이라 경찰 수뇌부는 대대적인 기강 확립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장에 출동한 70여명의 경찰 가운데 2명은 권총을 휴대하고 있었지만, 총기 사용을 시도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 조사 관할 경찰서장인 안영수 남동경찰서장은 112신고가 접수되고 3시간 뒤인 22일 오전 1시쯤에야 뒤늦게 현장에 도착해 지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관실 관계자는 "초기 대응부터 상황 판단 등에 문제가 발생해 후속 대응도 모두 어긋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 18분부터 인천 남동경찰서에 "장례식장에 조폭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112 신고가 5차례나 접수됐다. 7분뒤 처음 현장에 도착한 남동경찰서 구월지구대 경찰관 2명은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현장 지휘관인 박모(53) 순찰팀장(경위)은 경찰관들에게 "조폭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으면 굳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마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폭 사건을 전담하는 남동경찰서 강력팀도 112 신고를 40여분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이날 조직폭력배들의 유혈 사태를 방치한 책임을 물어 안영수 인천 남동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형사과장·강력팀장·상황실장·관할 지구대 순찰팀장을 중징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napshot] '동네 조폭' 패싸움에… 공포탄도 못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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