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시절 1인 지배 체제의 폐해를 실감한 중국 공산당은 덩샤오핑(鄧小平) 중심의 2세대 지도부 때부터 집단지도 체제로 전환을 준비한다. 원로 간부 종신제를 폐지해 일정 연령이 되면 은퇴시키고, 일선 조직의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굴해 중앙으로 끌어올렸다. 오지 티베트에 근무하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중앙 정계에 진출한 것도 이때이다.

장쩌민 전 주석이 이끄는 3세대 지도부 때부터 본격화된 집단지도 체제 아래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은 출신과 성장 배경이 다른 여러 정파로 분화한다.

혁명 원로 자제들이 모인 태자당(太子黨), 상하이 출신 인사들의 세력인 상하이방(上海幇), 공산주의청년단을 통해 성장해 권부에 진입한 공청단파 등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속한 태자당은 공산당 내 주류이다. 부모 세대가 혁명을 통해 중화인민공화국을 성립시킨 만큼, 당에 대한 주인 의식이 강하다. 장 전 주석 집권기에 형성된 상하이방은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공이 컸지만, 잇단 부패로 지금은 세력이 약해졌다. 후 주석이 이끄는 공청단 소속 인사들은 공산당 통치 체제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선 당 간부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태자당이나 상하이방과 출신 배경이 전혀 다르다. 후 주석 집권 이후 중앙·지방정부의 요직에 대거 진출하며 세력을 키웠다.

이 3개 정파는 '당내 당'으로 서로 견제하고 연합하며 당 중앙위 등 최고지도부를 구성한다. 현재는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연합해 후 주석의 공청단파에 대항하는 구도이다.

정치국 상무위 등 최고 지도부 인선에 은퇴 원로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중국 정치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