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단일 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 오차 범위 내의 혼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박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앞서갔으나 선거 열흘을 앞둔 현 시점에서는 초박빙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나경원 추격에 판세 혼전

선거 초반만 해도 박 후보는 '안철수 바람'에 야권 단일화 경선 승리효과까지 겹치면서 나 후보에 앞서갔다. 그러나 지난 12일 서울신문·엠브레인 여론조사에선 나 후보가 처음으로 박 후보에 3%포인트 앞섰고, 15일 한겨레신문·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나 후보가 5.5%포인트 앞섰다. 반면 13일 내일신문·리서치뷰 조사에선 박 후보가 나 후보를 2.5%포인트 이겼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수치상의 우열이 의미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나 후보측은 "맹추격에 성공했지만 아직 역전은 아니다. 다만 상승세는 분명하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고 야권이 뭉친 상황이라 여전히 불리하다"고 했다. 박 후보측은 "나 후보가 바짝 따라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세가 역전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야권 숨은 표 5% 이상으로 봐야"

주말에 실시된 일부 조사에선 나 후보가 6%포인트가량 앞선 결과도 나왔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우리가 3~4%포인트 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야권의 숨은 표'(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야권 지지층) 때문이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은 선거일 직전까지만 해도 15%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선 0.6%포인트 차이로 신승(辛勝)했다. 충남지사·강원지사·인천시장 등 야권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 모두 마찬가지였다.

박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우리측의 숨은 표가 7~8%는 될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측 안형환 대변인도 "야권의 숨은 표가 최소 5%"라고 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숨은 표를 3~4%대로 봤다. 그동안 박 후보가 상당히 앞서온 만큼 숨은 지지층이 과거보다 적을 것이란 얘기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집에 전화가 없어) 조사에서 배제되는 젊은 층이 유권자의 10% 정도인데 투표율 등을 감안하면 숨은 표가 3% 안팎일 것"이라고 했다.

◇후보 검증 vs 정권 심판론 누가 셀까

여야가 부딪치는 지점은 한나라당의 검증 공세와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후보의 학력·호적·병역 의혹, 대기업 기부금 문제 등이 먹히면서 박 후보 우세 국면이 깨졌다"며 "다만 이를 표로 연결시키려면 확실한 한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은 이미 예상했다"면서 "이제 최저점을 지나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했다. 박 후보측은 네거티브 공세에 법적 대응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사저문제 등을 크게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효과도 변수다. 나 후보측은 "박 전 대표가 나서면서 보수층이 뭉치며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 후보측은 "아직 안 원장에게 구원(SOS)을 요청할 상황은 아니지만 때가 되면 나서지 않겠느냐"고 했다.

◇투표율이 관건

정치권에선 결국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 층의 적극적 투표 참여로 투표율이 45~47%를 넘기면 박 후보가, 그 이하면 나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얘기다. 한나라당만의 '반쪽 선거'로 치러진 지난 8·24 서울시 주민투표는 25.7%였고, 4·27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는 49.1%였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상무는 "분당 보궐선거처럼 젊은 층의 투표 러시가 일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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