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중음악의 사관학교장, K팝에 반하다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입력 2011.10.14 03:09

    브라운 버클리 음대 총장 25일 방한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 버클리 동문들 많아…
    K팝 열풍 이끈다는 게 자랑스러워

    "K팝은 미국 본토 팝만큼이나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K팝 열풍을 이끄는 현장에 우리 동문들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세계 팝음악 사관학교'의 수장이 K팝 열풍의 본산을 찾는다. 미국 버클리 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의 로저 브라운(Brown) 총장(President)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 1945년 설립된 버클리 음대는 퀸시 존스, 존 메이어, 다이애나 크롤 같은 팝계의 톱스타들과 하워드 쇼어(반지의 제왕), 알란 실베스트리(포레스트 검프) 등 세계적인 영화음악가들을 배출한 세계 최고의 대중음악학교다. 이 학교 출신들이 받은 그래미상만 200개가 넘고, 아카데미·토니·라틴그래미상에서도 50회 이상 수상했다. 버클리 음대는 그동안 사설 대중음악 교육기관인 서울재즈아카데미(SJA)와 학점을 교환해오며 교류해왔다.

    그는 방한을 앞두고 본지와 단독으로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고국의 대중음악계에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 동문들과 만남을 갖고, 버클리 음대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며 "버클리 음대에서 한국 동문들의 활약상을 감안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교류하는 버클리 출신 한국 동문들 숫자가 700명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지금도 250여명의 한국 학생들이 버클리에서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갈 이들은 버클리에서도 소중한 자산입니다."

    미국 최고 수준의 재즈 석사 프로그램에 진학하고, 재즈의 거장 바비 맥퍼린과 공연하고, 그래미상 수상자와 한 무대에 앙상블로 등장하고, 학생들이 운영하는 재즈 레이블과 뮤지컬 무대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브라운 총장이 전한 한국 학생들의 활약상이다. 한국학생들은 '팝콘'이라는 K팝 동호회도 꾸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1984~1990년 이 학교에서 공부했던 재즈 뮤지션 정원영 호원대 실용음악과 교수는 "한국의 암울한 정치상황과는 전혀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에 놀랐고, 캠퍼스 안팎에서 매일 펼쳐지는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은 음악인으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타오르게 했다"며 버클리 시절을 회상했다.

    브라운 총장은 방한 기간 동안 국내 유명 뮤지션들은 물론 서울재즈아카데미, 국내 주요 방송사 및 대중음악계 관계자들과 두루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SM·JYP·YG 등 K팝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는 대형 기획사들의 이름도 줄줄이 꿰고 있었다. "단지 가수뿐 아니라 많은 동문들이 작곡과 작사, 편곡, 프로듀서 엔지니어로 이들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요. 버클리의 장점은 음악인이 음악산업에서 배워야 할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는 것이죠."

    버클리 음대 로저 브라운 총장(왼쪽에서 네번째)이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버클리 음대 제공
    그는 한국 동문들의 현재 활약상에 대해서도 시시콜콜하게 알고 있었다. "2NE1의 박봄양은 자랑스러운 우리 동문이에요. 서문탁양은 지난해 교내 록 콘서트에서 놀랄 만한 무대를 선보였죠. 한국 대학의 실용음악과 교수이자 재즈 뮤지션 정원영·한상원씨는 이곳에서 배운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최근 빌보드 차트가 K팝 차트를 신설해 매주 발표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 네티즌들이 유튜브에서 K팝 관련 동영상을 클릭하는 횟수를 감안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고 했다.

    드럼 연주자 및 레코드 엔지니어 경력을 가진 브라운 총장은 2004년 취임했다. 음악인 출신의 음대 총장답게 그는 한국에 불고 있는 오디션 열풍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아메리칸 아이돌' '싱오프' 같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죠. TV에서 정치꾼들의 입씨름이나 불륜 치정극을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요?"

    80여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재학 중인 버클리 음대는 대중음악가의 길을 걸으려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는 '꿈의 학교'로 통한다. '버클리'를 꿈꾸는 한국의 음악학도들에게 브라운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문을 두드리세요. 우리는 음악을 가르치고 사랑합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죠. 음악의 세계처럼 힘차고 역동적인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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