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ALK] 팝콘이 먹여 살리는 영화관

조선일보
  • 오현석 기자
    입력 2011.10.04 02:58

    극장 수익 절반이 매점 수익, 영화관마다 새 메뉴 개발 전쟁

    '팝콘 못 팔면 극장들 문 닫아야 한다.'

    영화계 사람들이 농반진반으로 하는 얘기다. 그만큼 팝콘 수익이 극장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극장업계에 따르면 팝콘·콜라 등 매점 매출액이 많게는 전체 수익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극장의 중요한 수익원이다. 영화발전기금 3%를 제한 뒤 배급사와 영화관이 5대5(한국 영화) 또는 6대4(외화)로 나눠 가지는 영화 표 수입과 달리, 팝콘은 수익금 전부가 영화관 몫이다. 게다가 팝콘 원가는 판매가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배(영화 표 수익)보다 배꼽(팝콘·콜라 수익)이 더 크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영화 관객이 감소하고 있는 최근 몇 년 동안은 팝콘·콜라가 영화관을 먹여 살렸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점인 CJ CGV가 지난 3월 발표한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영화 전체 관람객이 2006년(1억6674만명)부터 2010년(1억4869만명) 사이에 10% 정도 줄어든 반면 CJ CGV 매점 매출액은 511억원에서 784억원으로 53% 넘게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09년 발표한 '1999~2008년 한국 영화관객 성향분석' 자료에서도 극장 매점 이용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004년 5500원에서 2008년 8067원으로 46.7%나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점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투가 영화관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버터갈릭·치즈 팝콘, 이를 섞어먹는 믹스 팝콘 같은 새 상품들을 출시해 '팝콘 전쟁'에 불을 붙였다. CJ CGV는 이에 맞서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 르코르동블루를 나온 호텔 양식 셰프 출신 이홍철 과장을 앞세워 극장용 떡볶이 등 신(新)메뉴 개발에 나섰다. 한 지방 영화관 관계자는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은 극장 중에는 건물주가 매점 사업에 눈독을 들이며 공공연히 수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감독은 "단기 수익에 급급한 대기업들이 영화관을 싹쓸이하면서 좋은 영화에 투자하기보다 매점에만 투자한다"며 "언제부터 영화관이 요식 산업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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