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후보로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었던 아름다운재단과 사무처장을 지낸 참여연대 등 두 단체의 과거 활동이 논란을 빚고 있다. 참여연대가 재벌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나면, 그 기업이 아름다운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곤 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와 함께 참여연대에서 대기업 지배구조 비판활동을 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참여연대가 2000년대 초 생명보험사 상장, 한화그룹 부당내부거래, LG그룹 계열분리를 문제 삼은 후 교보생명, 한화그룹, LG그룹 측이 각각 아름다운재단에 47억원, 10억원, 2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 측은 이에 대해 "참여연대가 기업을 비판한 것과 그 기업이 아름다운재단을 후원한 것이 도대체 무슨 인과(因果)관계가 있느냐"고 했다.
오너 지배체제가 확실한 재벌들이 지배구조와 관련된 시민단체의 공격을 막아 보려고 총력전을 펴온 것은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 상식 있는 사람들은 참여연대 하면 창립멤버인 박원순을 떠올린다. 참여연대가 대기업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얼마 지나면, 그 기업이 박 변호사가 운영하는 다른 단체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면 누구라도 두 일을 연관지어 생각해 볼 것이다.
강 의원은 "아름다운재단은 외환은행 헐값인수 논란을 일으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도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으며 박 변호사는 당시 론스타 의혹을 수사하라는 성명서에 서명했었다"는 주장도 했다. 박 변호사 측은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 론스타 자회사로부터 1억4000만원을 기부받았다가 론스타의 기업윤리가 문제가 되자 2008년 남아있던 기부금 9000만원을 되돌려 줬다고 했다. 국회 재경위는 2006년에 검찰에 론스타 수사를 의뢰했는데 아름다운재단은 그 사실도 모르는 듯 그 이후 2년 더 론스타 기부금을 쓰다가 일부를 돌려줬다는 얘기다. 한 푼이라도 더 이익이 남는 곳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한국의 어느 시민운동가의 활동에 감동한 나머지 거액의 기부금을 냈는지, 아니면 시민단체에서 말발이 세기로 이름난 그의 입을 막으려고 그만한 돈을 냈는지는 상식으로 판단할 일이다.
박 변호사가 관여했던 시민단체를 둘러싼 재벌기업의 거액 기부 문제가 벌써 몇 번째 불거져 나왔건만 박 변호사 측은 그때마다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피해가고 있다. 박 변호사는 한 달도 안 남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표를 달라고 나온 후보다.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재단이 일반 시민들로부터 소액으로 받은 정말 '아름다운 기부'를 제외하고 수천만원, 수억원대 기부금 내역 전체를 스스로 먼저 꺼내 놓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후사정을 설명해야 할 정치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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