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공중부양을 한 사람으로서 말할 자격이 없지만…."
지난 22일 낮 12시30분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 장소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운을 뗐다. 장광근 위원장이 불필요하게 의사봉을 친다는 이유에서다. 강 의원은 "상임위에서 의결하는 것도 아닌데 의사봉을 '땅땅'치면 상임위를 들었다, 놨다, 쎄리(강하게) 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시 배석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강 의원이 '공중부양의 기억'을 끄집어낸 것은, 엉뚱하게도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의 발언이 계기였다. 이날 백 의원은 자신의 질의 차례에 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자꾸 끼어들자 화가 났다. 백 의원이 4대 강 문제에 대해 "이번 홍수 피해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물으면, 김 의원이 "다리가 다섯개 무너졌다"고 대신 대답하는 식이었다.
발끈한 백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장광근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장 위원장은 "발언할 때 소리 지르고 반론하면 회의가 진행되겠느냐"고 회의 진행을 독려했지만 허사였다.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위원장 때문에 회의할 수가 없다"면서 장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을 문제로 삼았다.
이때 강 의원이 거들었다. 강 의원은 장 위원장이 좌중을 조용히 하기 위해 의사봉을 3번 내려쳤던 사실에 대해 “오늘 진행하면서 의사봉을 두드리면…저도 공중부양을 한 사람으로서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만, 의사봉을 치면 상임위를 들었다, 놨다, 쎄리(강하게)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미디어법 개정안’ 상정에 반대하며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 원탁에 올라 발을 굴렀던 자신의 행동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강 의원이 ‘공중부양’을 거론하자 좌중에는 웃음이 터졌다.
배석한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감은 김진애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나라당과, 이를 거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의 줄다리기로 인해 정회와 개회를 거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