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뒤 군의 대북 군사 대비 태세에서부터 각종 무기 도입, 병역, 군 사기 및 복지 등에 이르기까지 문제점들이 계속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국방위 국감에서 제기된 7대 이슈와 이에 대한 군의 답변, 그리고 그 진상에 대해 살펴본다.

한국형 구축함 국내 작전 제한

질의: 지금까지 해군은 KDX-Ⅱ 구축함 6척을 운용하고 있고, 이 중 3척은 국외 파병 활동과 이동 그리고 복귀 후 수리 등으로 운용에서 제외돼 국내에서 운용이 가능한 것은 3척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군이 국내 운용이 가능하다고 밝힌 구축함 3척 중 1척은 환태평양 훈련과 순양 훈련으로 1년간 운용 전력에서 제외되고, 또 다른 1척도 방산 전시회와 국제 관함식 참석 등으로 전력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실제 운용 가능한 것은 1척에 불과하다.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의원)

답변: 군 당국은 3척의 한국형 구축함이 해외에서 작전 또는 훈련 중인 것은 맞지만 국내 작전 가능한 것은 정비 중인 1척을 제외한 2척이라고 밝혔다.

진상: 북한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및 서북 도서 도발 등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선 3척 이상의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이 국내에서 작전할 수 있어야 한다. 2척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4500t급 한국형 구축함보다 작고 NLL작전의 주력인 1200~1800t급 초계함·호위함 등은 서해안에서 발사되는 북한 지대함(地對艦)미사일을 회피할 수는 있지만 요격할 능력은 없어 한국형 구축함의 역할이 중요하다. 군 소식통은 "한국형 구축함들이 국내와 해외 임무를 번갈아 가며 쉴새 없이 맡다 보니 장병과 함정의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돼 있다"고 전했다.

미 정찰기에 대한 북 GPS 교란 논란

질의: 미군정찰기가 지난 3월 4일 오후 8시 30분에 이륙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의 GPS 교란으로 GPS장치 결함이 발생, 40여분 만인 오후 9시 14분쯤 조기에 귀환해 착륙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

답변: 한민구 합참의장은 "미군 RC-7B 정찰기의 장애는 탑재된 군용 GPS 장비 자체의 결함 때문이었지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며 북한의 GPS 교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당국은 우리 군용 장비의 GPS 교란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요 장비는 군용 GPS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진상: 주한미군 정찰기의 북 GPS 교란에 의한 불시착 의혹은 한·미 군 당국이 모두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어 확인이 어렵다. 하지만 우리 군 무기, 특히 국내에서 개발된 국산 무기들이 북 GPS 교란에 취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국산무기들은 대부분 GPS 교란에 취약한 상용(商用) GPS를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GPS 교란으로 우리 군 장비가 입은 피해도 군에서 공식 발표한 것보다 클 가능성이 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br>청해부대 7, 8진으로 파견된 충무공 이순신함과 문무대왕함이 이달 초 임무교대를 하기 전 오만 살랄라항에 나란히 정박해 있다. 이는 우리 해군 전체 4500t급 한국형 구축함 6척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북, 서북도서 점령훈련 실시 여부

질의: 북한군이 지난 8월 말 서해 남포 인근에서 대규모 도서 점령훈련을 실시했다는데 사실인가.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

답변: 한민구 합참의장은 "8월 말 북한이 실시한 것은 도서 점령훈련이 아니라 일종의 대지 공격훈련이었다. 수상함정은 참가했지만 공기부양정은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상: 지난 8월 실시된 훈련만을 놓고 본다면 본격적인 도서 점령훈련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백령도 등 서북 도서 상륙을 상정한 도서 점령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서북 도서 기습 상륙이나 점령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북 잠수정 침투훈련 증가 및 탐지 가능성

질의: 2008년 1∼8월 두 건에 불과하던 북한의 서해 상 잠수정 침투훈련은 올해는 8월 말까지 무려 50건이나 됐다. 반면 속초함 등 해군 초계함은 지난해 8월 3일간 실시된 훈련에서 북 잠수정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

답변: 군 당국은 비공식적으로 북 잠수정 침투훈련이 급증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해군 초계함이 북 잠수정을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진상: 전문가들은 신형 함정이라도 바다에서 잠수함정을 탐지할 확률은 50% 미만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해군 초계함이나 호위함은 구형 소나(음향 탐지장비)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북 잠수함정을 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지난해 3월 북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도 초계함으로 구형 소나를 갖추고 있었다.

[[InfoGraphics] 대한민국 군함들, 어떻게 나누어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