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본 여론 들끓어…그날 무슨 일이?

입력 2011.09.26 16:39 | 수정 2011.09.26 17:03

영화 ‘도가니’ 포스터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100만명에 가까운 흥행성적을 거두면서, 학교폐지운동 및 재조사 촉구운동이 펼쳐지는 등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가 한 포털 사이트에 게재한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에는 26일 오후 4시 30분 현재 1만2000여명이 서명했다. 대책위는 다음 아고라 등에 낸 성명을 통해 “해당 사회복지법인은 2005년과 2010년 성폭력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관할 구청인 광산구와 광주시청은 인화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인권침해를 철저히 조사하고, 사건을 방치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가니의 실제 사건이 일어난 광주광역시 ‘광주인화학교’. /조선일보DB
도가니의 실제 사건이 일어난 곳은 광주광역시 ‘광주인화학교’다.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운영하는 청각장애인 학교다. 2005년 6월 내부 직원이 성폭력 사건을 고발할 때까지, 학교는 비밀을 숨긴 채 고요했다.

2006년 재단 이사장의 차남인 행정실장 김모(63)씨와 기숙사 ‘인화원’의 생활지도교사 이모(40)씨가 장애인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1년과 2년을 선고받았다.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씨는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되자 방청석에 있던 청각장애인들이 알 수 없는 소리로 울부짖었다”고 썼다.

교직원들이 조직적으로 학생을 유린한 사건에 가벼운 형량이 선고되자, 곳곳에서 비판이 일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피해규모는 더 컸다. 학교 교장이 성폭력에 가담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졸업생의 증언이 이어짐에 따라 드러난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지적 장애인이었던 A(18)양은 이들에게 12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아버지가 청각장애 2급이고 어머니 역시 정신지체 1급의 장애인이라 도와줄 수도 없었다”고 했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 한 학생은 방학 내내 교직원들의 성 노리개가 됐다. 가난했던 이 학생은, 무료로 운영되는 기숙사말곤 달리 있을 곳이 없었다. 2007년 3월부터 인화학교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했다.

출처=조선일보DB
인권위는 구속됐던 2명을 포함, 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교장 김모(2009년 63세로 사망)씨 등 모두 6명의 교직원을 상습 성폭행과 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었다.

당시 인권위는 “특수학교와 생활시설의 교직원들은 범죄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진술과 참고인들의 증언·기타 정황으로 미루어 중·고등부 학생들을 강간하거나 성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교장 김씨는 2004년 당시 청각장애 4급인 13세 여아를 교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장애 학생의 진술이 일정하고, 목격자가 있다”면서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교장과 기숙사 생활지도교사 등 2명은 즉각 항소했다.

이들은 2008년 7월 광주고법 항소심에서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다. 남학생들까지 성추행했던 기숙사의 생활지도교사와 청각장애인 지도교사는 그 후 학교를 그만뒀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끝까지 버티던 교장 김씨는 2009년 7월 췌장암으로 숨졌다. 행정실장이었던 그의 동생은 만기출소 후 재배 산삼 등의 건강식품을 파는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 6년이 넘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학교법인 ‘우석’은 아직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현재까지 법정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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