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여군에 "상관이 성추행하면 나중에 커피 사주며…"

  • 조선닷컴
    입력 2011.09.21 17:01 | 수정 2011.09.21 19:02

    ‘상관이 성추행을 하면 부하는 그 자리에서 단호하게 거절하는 대신, 적당한 때 커피를 건네며 에둘러 이야기하라.’

    군에서 여군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성(性)군기 사고 예방 교육 자료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20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국방부와 합참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군에서 작년과 올해 각각 제작한 ‘성군기’ 사고 예방 교육자료(DVD)와 ‘초임여군 군 생활 안내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DVD에는 상관이 성추행할 때 부하가 단호하게 “이러지 마십시오”라고 거절해야 하는데도 이 DVD에는 적당한 때를 봐서 상관에게 커피를 건네며 “혹시 제가 오해를 한 것 때문에 기분 나빠하실까 걱정이 되지만…. 물론 대대장님께서는 저를 아끼시는 마음에 나쁜 의도가 전혀 없으셨겠지만, 저는 조금 불편했습니다”라는 식으로 대처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 의원은 “DVD 속 상관들은 부하가 ‘NO’라고 말하자 ‘어, 그랬어? 미안해’라고 사과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며 국방부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 DVD에는 그 자리에서 말하기 어려우면 나중에 편지나 이메일, 문자를 보내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마치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한테 전가하는 것 같은 이들 자료는 완전히 시대착오적이고 구닥다리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일부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히도록 교육 내용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또 군생활 안내서에는 상관이 술을 자꾸 권할 때면 “사전에 빈 물잔을 탁자 밑에 준비하고 눈치껏 버리기, 술을 마시는 척하며 물잔에 뱉기, 물수건이나 바닥에 몰래 버리기”라는 대처방법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성군기 사고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으로 “근무 중 애교스런 말투나 농담을 자제하고, 일과 후 과도한 노출과 몸에 딱 붙는 쫄티와 미니스커트 차림의 화려한 의상을 자제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군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2006년 85건에서 2007년 109건, 2008년 118건, 2009년 95건에 이어 작년에는 121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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