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역사교과서 위원 집단(8명) 사퇴…'자유민주주의'용어 사용에 항의

입력 2011.09.20 07:26 | 수정 2011.09.20 18:32

한국사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 용어변경 항의 표시

출처=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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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새 역사 교과서 마련을 위해 지난 2월 위촉한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위원장 이배용)’ 추진위원들이 무더기로 사퇴했다. 이들은 새 역사교육과정 고시 과정에서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민주주의’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꾼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역추위 위원 20명 가운데 오수창 서울대 국사학과, 양호환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 김경현 고려대 서양사학과 교수 등 8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사전에 별다른 설명 없이 교과부 역사담당자에게 “추진위원직을 사퇴한다”는 내용의 팩스나 이메일을 보내 사퇴의사를 밝혔다. 교과부는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자문위원이 대거 빠진 데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나 충원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역추위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 교육과정’ 한국사 부분에서 ‘민주주의’용어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교과부가 이를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로 바꾼 것에 대한 항의로 집단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퇴를 결심한 추진위원들은 “(교과부가)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현대사를 가르치는 중심 개념으로 설정되어 온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를 삽입한 것은 해방 후 한국사의 발전을 설명하는 틀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독립운동을 비롯한 한국 근대사를 보는 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자유민주주의’를 냉전시대 반공개념이 강한 이념적인 용어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명기된 용어로 국가정체성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면서 “일부 추진위원들은 용어를 변경하면서, 자신들과 의논하지 않았다면서 절차적 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한민국 헌법 제1장 제4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적혀 있다.
 
역추위는 역사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선을 위한 검토와 자문을 맡고 있다. 지난 2월 교육계·학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최종 20명을 선정했다. 위원들은 역사학 및 역사교육학 전문가와 현장교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현재 이들에 대한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교과서가 공개됐을 때 책임논란 등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한 교육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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