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모(16)군은 평소 자신의 블로그에 괴이한 글을 올리기로 유명했다.

하루는 "독도는 일본땅이다"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고, 격분한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쳐들어오자 지지 않고 응수했다. 그는 "독도가 일본땅인 이유"를 증명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증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또다른 주장을 증명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문군의 블로그에는 경찰서 창문에 돌을 던져 방충망을 훼손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리고 "나를 못 잡으면 대한민국 경찰은 무능하다"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인천부평경찰서는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고, 파출소의 기물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문군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문군이 "독도는 일본땅이다"라는 주장을 증명하지 못하자 대신 "우리나라 경찰은 병신이다"라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게임에 빠져 집에서 가출까지 했던 문군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문군은 지난달 25일 오전 3시쯤 부평서 관내 파출소에 돌을 던져 방충망을 부순 뒤, “나를 못 잡으면 대한민국 경찰은 무능하다”는 내용의 글과 범행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문군은 또 같은 달 29일 오전 3시쯤 부평구 부평동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의 내비게이션을 훔친 뒤 블로그에 범행장면을 올리고 경찰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문군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네티즌들이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며 문군을 경찰서에 신고하면서부터였다. 경찰은 당시 파출소 기물을 부순 범인을 추적 중이었지만 문군의 짓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은 법적으로 처리할 근거가 없었지만, 폭주하는 신고에 블로그에 들어가 본 경찰이 그곳에서 문군의 범죄사실이 담긴 동영상을 발견한 것이다.

문군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 일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문군의 혐의가 명백하고, 죄를 전혀 뉘우치지 않으며, 지난해 절도로 보호시설에 1년 동안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인터넷광인 문군이 외국의 비슷한 범죄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인터넷에 빠져 지난 7월말 가출해 피시방과 찜질방 등을 전전해 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