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왼쪽)이 워터 해저드지역에 떨어진 공 주변 풀잎을 걷어내고 있다.

올해 US여자오픈 챔피언인 유소연은 4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에서 어이없는 규정 위반으로 2벌타를 받아 우승 기회를 날렸다.

경기 중반 최나연을 2타차까지 추격한 유소연은 12번 홀(파3)에서 티샷을 워터 해저드지역 풀 위에 떨어뜨렸다. 당황한 탓일까. 유소연은 공 주위에 떨어져 있는 풀잎을 두 차례 걷어냈다. 이를 본 동반자 최나연은 "그건 건드리면 안 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유소연은 '공이 해저드에 있을 경우 해저드에 있는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자연장해물)를 치우면 안 된다'는 골프 규칙 13조4항을 어긴 것이다. 루스 임페디먼트는 자연물로서 고정되거나 생장하지 않고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은 것들로 돌, 나뭇잎, 나뭇가지, 동물의 배설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소연은 경기위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플레이를 계속해 일단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위원회는 비디오 판독을 거쳐 2벌타를 부과했고, 유소연의 스코어는 트리플 보기가 됐다.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유소연은 5위에 그쳤다.

최나연의 지적이 야속할 수도 있겠지만 만일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이같은 상황이 적발됐다면 스코어 오기(誤記)로 실격을 당할 수 있었다.

워터 해저드에서 공을 치기 전 유소연이 클럽으로 공 뒤의 풀을 두 차례 살짝 누르는 듯한 동작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해저드에 공이 있을 경우 지면이나 수면에 클럽을 댈 경우 2벌타를 받기 때문이다.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은 "현장 확인결과 유소연의 공이 있던 곳은 풀이 길어 지면에 댄 것으로 보기 어렵고 라이 개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작년 미LPGA 투어 KIA클래식에서는 미셸 위가 워터 해저드 내 규정 위반으로 논란을 빚었다. 미셸 위는 워터 해저드에서 물에 반쯤 잠긴 공을 쳤는데 공이 워터 해저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다음 샷을 하기 전 미셸 위는 무심코 클럽을 바닥에 대고 말았다. 미셸 위는 "경사지에서 몸을 지탱하기 위해 클럽 헤드를 댔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2벌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