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국집에서 맘 편하게 "짜장면 주세요"라고 주문해도 된다. '짜장면'이 8월 31일 공식 표준어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은 31일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던 단어 39개를 표준어에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표 참조〉 이에 따라 '짜장면(기존 표준어 '자장면')을 비롯해 '먹거리'(먹을거리)와 '복숭아뼈'(복사뼈)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손주'(손자와 손녀를 통칭) '맨날(만날)' '남사스럽다'(남우세스럽다) 같은 단어들도 새로 표준어가 됐다. 이 단어들은 이날부터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에 올랐다.

국어원이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세 가지. 첫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 외에 똑같은 뜻으로 많이 쓰여온 말을 복수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예컨대 '간지럽히다'(간질이다), '토란대'(토란줄기·고운대) 등 11개 항목이다.

둘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는 뜻이나 어감에 차이가 있어 이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가령 '눈꼬리'는 '눈초리'로 써야 했지만 두 말은 쓰임이 달라 '눈꼬리'를 별도 표준어로 인정했다. '나래' '내음' 같은 25개 단어들이 새 표준어로 추가됐다.

셋째, 표준어가 아닌 표기가 많이 쓰여, 이번에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한 경우다. '자장면' '태껸' '품세'만 표준어였지만, '짜장면' '택견' '품새'도 표준어가 됐다.

문교부가 1988년 '표준어 규정'을 고시한 이래, 1990년 국어연구소(국립국어원 전신)의 표준어모음 발간, 1999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발간 등 표준어 규정은 현실과 '타협'했지만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지난 6월부터 국어학회와 공동주관하고 국립국어원이 주최해온 국어정책토론회에서는 '표준어규정 폐지론'까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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