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유원지가 31일자로 문을 닫았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관광단지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관광공사는 송도유원지 운영을 8월로 끝내고, 1일부터 새 관광단지 사업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방침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은 송도유원지에 새로운 옷을 입혀 경쟁력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8월로 운영이 끝난 송도 유원지. 앞으로 새로운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벌어진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한가한 유원지 매표소.

관광공사는 이번 계획을 시작하기에 앞서 1일부터 14일까지 송도유원지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이 기간 동안 원래 3000~5000원인 유원지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놀이시설 이용료는 내야 한다.

인천의 대표 관광지로 40여년

송도유원지는 1963년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그 이전 일제시대였던 1939년에 송도해수욕장으로 처음 문을 열었으며, 넓은 인공백사장까지 갖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6·25전쟁 때 영국군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1957년 영국군이 철수한 뒤 다시 해수욕장이 됐고, 관광지(유원지)로 지정돼 1963년 정식으로 문을 연 것이다. 이곳은 수문(水門)을 통해 바닷물을 끌어들이고 내보내는 국내 유일의 인공 해수욕장이었다.

그 뒤 이곳은 인천은 물론 수도권에서 피서철이면 사람들이 몰려드는 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피서객들은 이곳에서 수영과 보트놀이 등을 즐겼고, 해수욕장 너머 인천 앞바다에 물이 빠지면 앞에 있는 작은 섬까지 걸어가 갯벌에서 조개를 잡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20여년 동안 이곳은 유원지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가득했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학교의 소풍 장소로도 빠지지 않는 곳이었다. 인천을 와보지 않은 외지인들도 '인천의 관광지'하면 월미도와 송도해수욕장을 떠올릴 정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이곳은 점차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새로운 시설로 무장한 관광시설들이 하나 둘씩 새로 문을 열기 시작한 데 반해 이곳에서는 시설에 대한 투자가 별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운영난에 빠지게 됐고, 결국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현재 송도유원지가 안고 있는 운영 적자는 170여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수족관 등 갖춘 관광단지로 변신

송도유원지의 미래는 인천관광공사가 벌이려는 '송도관광단지 조성계획'에 달려있다.

이 계획은 이미 지난 6월에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 시행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송도관광단지는 210만7591㎡의 지금 송도유원지뿐 아니라 그 주변인 남구 학익동, 연수구 옥련동·동춘동 일대 90만7380㎡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땅에 올해부터 2018년까지 1조4500억원을 들여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업은 인천관광공사가 맡고 이 지역의 땅주인들과 협의해 사업비를 마련할 방침이다.

송도유원지에는 지금의 해수욕장 대신 대형 수족관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유원지가 오래돼 시설이 낡은 데다 바닷물이 오염돼 해수욕장으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수족관을 만들어 운영하면 사계절 내내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만큼 운영면에서도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또 그 주변에는 대중골프장과 캠핑장, 대형 상가, 전시장, 호텔, 음식거리, 녹지대와 수변공원, 산책로 등을 배치해 지역 전체를 하나의 대형 주제 공원(테마파크)으로 만들 방침이다.

관광공사의 이번 계획은 송도유원지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사업비를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아 결과를 예상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