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영화인 ‘최종병기 활’에 대한 표절 논란이 뜨겁다.
박해일 류승룡이 주연한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포로로 끌려간 누이를 구하기 위해 나선 신궁 남이의 활약을 담은 영화다. 지난 10일 개봉한 뒤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번 주말 400만 관객 돌파가 예상되는 올해 최대의 흥행작.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최종병기 활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27일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란에 '최종병기 활'을 적어넣으면 추천 자동 완성 검색어로 '아포칼립토'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이를 클릭하면, 영화 ‘최종병기 활’과 ‘아포칼립토’를 비교해놓은 블로그만 수백 개가 나타난다.
아포칼립토는 멜 깁슨이 감독을 맡아 2007년 개봉했던 유명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 마야문명이 번창하던 중앙아메리카에서 원주민 청년 ‘표범발’과 그를 쫓는 잔인한 전사집단의 추격전을 다룬 영화다.
블로거들은 똑같이 30분가량의 ‘추격전’ 형태로 진행되는 두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이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두 영화에서 블로거들이 ‘표절’을 주장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아포칼립토에서는 주인공 ‘표범발’이 적장의 아들을 살해하면서 ‘분노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최종병기 활에서는 주인공 ‘남이’가 적장의 친척인 청나라 왕자를 살해하면서 추격전이 시작된다.
표범발은 추격전 초반에 적의 화살에 맞아 부상한다. 남이는 추격전 중반쯤 적의 화살에 맞아 부상한다.
추격전 과정에서 표범발과 남이 두 도망자는 모두 추격자를 하나하나 암살해 나간다.
정글이 무대인 아포칼립토에서는 갑자기 흑표범이 나타나 추격자 중 한 명을 살해한 뒤 잔당에게 죽임을 당한다. 조선과 청나라의 접경지대가 무대인 최종병기 활에서는 거대한 호랑이가 나타나 추격자 세 명을 살해한 뒤 나머지 일당에게 죽임을 당한다.
도망 중 폭포수에 가로막힌 표범발은 위험을 무릅쓰고 폭포로 뛰어들고, 절벽에 가로막힌 남이는 맞은편 절벽으로 뛰어넘는다. 망설이던 추격자들은 역시 똑같이 주인공들을 따라 폭포와 절벽으로 몸을 던진다.
추격자와의 거리에서 약간 여유가 생기자, 표범발은 독침을 만들어 숨어 있다가 추격자 대열 맨 마지막에 따라오던 적을 살해한다. 남이는 ‘애깃살’이라는 초강력 활을 만들어 추격자 대열의 맨 마지막을 살해한다.
추격 중 동료가 하나하나 죽어나가자, 아포칼립토의 전사 중 한 명은 겁먹은 표정으로 “조짐이 좋지 않아”라고 말하고, 청나라 전사 중 한 명은 넋 나간 표정으로 “산의 기운이 이상해”라고 말한다.
블로거들은 이런 점들을 열거하며 “심지어 제목도 그냥 ‘활’하면 될 것을 ‘아포칼립토’와 똑같이 다섯 글자로 맞추기 위해 ‘최종병기’를 붙인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한 영화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포칼립토를 인상적으로 봤으며, 그런 이야기(추격전)의 원형을 차용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서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는 했다”면서도 “그 작품(아포칼립토)이 마지막에서 갖는 허무함을 채우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