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형·언니로… 행복한 학창시절 선물할래요"

입력 2011.08.24 03:09

저소득층·다문화가정 아이들 꿈 디자인하는 '티치포코리아'

불행을 극복하고 장애인들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헬렌 켈러에게는 설리번 선생님이 있었다. 또한 허준에게는 스승 유의태가 있었고, 철학자 플라톤의 뒤에는 소크라테스가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사적인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멘토들이 있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제자가 스승을 능가하는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 훌륭한 멘토와의 만남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25명의 북미유학생 및 국내 우수대학 출신자들이 주축이 돼, 초·중학교(신암초, 천호초, 오금중, 천호중)의 저소득층 및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학습·상담을 지원하는 티치포코리아(Teach for Korea)가 발족했다. 티치포코리아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지원으로 '1대1 멘토링 캠프'를 진행했다.

티치포코리아 멘토들. 왼쪽부터 전운기대표,이승환, 김솔, 조현주, 김다현, 전해선 씨.

◆멘토와의 만남, 인생 '터닝포인트'

'1대1 멘토링캠프'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한 티치포코리아 전운기 대표(University of Pennsylvania 4학년)는 "사춘기 시절을 되돌아 보니, 부모님과의 대화보다는 주위의 형·누나들과의 대화가 더 편했던 시기가 있었다. 성적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형·누나로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아이들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멘토'로 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티치포코리아를 시작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문화+외국 문화 '맞춤 멘토링'

티치포코리아는 미국 우수 대학생들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교사로 봉사하는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의 업적을 벤치마킹해 시작됐다. 작은 힘을 모아 남에게 베풀자는 정신에서 출발한 티치포코리아는 북미대학 한인 학생회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한 유학생 봉사자 모집에 이어, 국내 대학 학생 커뮤니티에서도 봉사자들을 모집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것을 함께 나누고 작지만 보탬이 되고 싶어 지원했다는 김솔씨(University of Texas at Dallas 2학년)는 "현재 키르키즈스탄 다문화 가정 친구들을 지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우리가 타민족이다. 미국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도움과 힘을 주고 싶다"고 귀띔했다.

고려대 졸업 후 국내 기업에서 근무중인 전해선씨는 "한국에선 학창시절 내내 상급학교 진입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과 중압감이 크다. 나 역시 그 과정을 힘들게 겪었다. 뒤돌아보니 행복해야 할 학창시절을 힘든 인내와 준비로만 보낸 것이 아쉬웠다"며 "점수만을 위한 공부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가보니 토익이나 시험 점수는 한국 안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이런 아쉬운 점을 느꼈기에 아이들에게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조언을 해주고 싶어 멘토링수업에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1대 1 멘토링캠프’수업.
◆영어는 '문화' 배우는 것 "더 큰 꿈 향해 달려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어와 영어 '2중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이승환씨(다트머스 대학 2학년)는 "영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의 문화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 가보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접한 경험담을 많이 들려줬다. 미국에만 있는 미식 축구, 거리, 명물 등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통해 상황에 맞는 영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의욕과 열정을 심어주고 싶었다는 그는 "아이들이 자연스러운 대화로 외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영어실력을 만들어주려 노력했다. 영어발음은 시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초등학생 시절에 영어 발음을 정확히 잡아준 아이들은 그것이 평생을 간다. 열심히 수업하는 아이들의 실력이 쑥쑥 느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듣는 것

"10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세요"

기자가 찾아간 날, 멘토와 멘티들이 함께 하는 편지쓰기 수업이 한창이었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던 아이들이 영어로 편지를 술술 써내려 갔다. 1대1 멘토링의 모든 수업 프로그램은 멘토들이 직접 만들고 결정한다.

어릴 때 미국에 갔다는 조현주(Emory University 생물학 3학년)씨는 "한국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가진 사람들만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인정하기 싫었다.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나누고자 지원했다.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에, 처음엔 문화적인 쇼크도 받았다. 그러나 더 넓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어 나 자신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다현씨(McGill University 4학년)는 "공부와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동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대화와 인생선배의 멘토링이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았다. 배운 것을 함께 나누고, 교육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며 미소 지었다.

"멘토 선생님들과 방학 때도 함께 한다는 게 너무 좋아요. 선생님 가지마세요"

다정한 교사가 꿈이라는 예림 양은 멘토링 1기 수업이 끝나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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