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프트웨어 값 제대로 쳐줘야 IT산업 살아난다

      입력 : 2011.08.19 23:33

      국내 최고 인재들이 모여들던 서울대KAIST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5~7년째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 대학의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정원은 2000년 120~130명에서 2009년 30~70명으로 줄었고 한때 이공계열 최상위권이었던 입시 커트라인도 중위권으로 처졌다. 이들이 졸업 후 소프트웨어 기업에 취업하는 비율은 30%가 채 안 되고 대부분 교사·공무원·로스쿨 진학 같은 전공과 무관한 길을 택한다고 한다.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석권, 구글의 모토로라 합병 등으로 세계 IT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어나면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 이후 삼성전자의 주식 값이 매일 쑥쑥 빠지는 전례없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휴대전화·반도체·LCD 같은 하드웨어산업에서는 강자(强者)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OECD 19개국 중 14위다. 소프트웨어 산업규모는 213억달러로 10위, 연구개발 투자규모(7위)는 미국 338억달러의 2.4%인 8억달러에 불과하다. 오래전부터 이공계 인재들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발길을 끊었던 것이 이런 결과를 낳고 말았다.

      국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제품에 덤으로 묻어가는 부속품처럼 여기면서 중소 소프트웨어업체에 헐값 하도급을 주는 관행이 자리 잡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를 승진·처우 면에서 홀대했다. 기술자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특허를 내고 그로 인해 회사 매출이 크게 올라도 '사내(社內)발명'이라는 이유로 일시불 격려금이나 주고 마는 형식적 포상에 그치는 현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퀄컴 같은 미국 기업들은 '보상이 없으면 발명도 없다'는 방침 아래 특허개발에 공헌한 직원에게는 보상금은 물론 스톡옵션 같은 대가를 지불한다. 구글·인텔·애플 등이 공동출자한 특허회사 IV(인텔렉추얼 벤처스)는 개발자에게 투자 수익의 50%까지 주면서 아이디어를 사들이기도 한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법 복제도 소프트웨어 인재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암(癌)적인 병이다.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43%가 무단 복제돼 돌아다니고 대기업들은 중소협력업체들의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훔쳐간다. 미국에서는 어느 회사든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10년 동안 관련 영업이 금지되고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에는 10만달러 이상 벌금과 최고 5년의 징역형까지 내린다. 불법복제에 아무 죄의식이 없는 풍토를 이대로 방치하면 새 소프트웨어 개발에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아예 사라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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