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8마리 남았던 경산 삽살개 이젠 세계에 알리게 돼 뿌듯합니다"

조선일보
입력 2011.08.16 03:07 | 수정 2011.08.16 03:20

경북대 하지홍 교수
25년간 복원 노력한 결과 대구육상 마스코트로 선정 "예부터 액운 쫓는 삽살개 모든 선수들에게 행운 주길"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살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살비’.
"세계인들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우리 '살비(SARBI)'를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경북대 생명과학부 하지홍(58) 교수는 한국삽살개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살비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된 한국 고유 동물인 '경산 삽살개'를 형상화한 마스코트다. 삽살개의 '살'과 웅비(雄飛·힘차게 날아오름)의 '비'를 합친 이름이다. 머리 부분의 긴 털을 분홍·노랑·초록·파랑으로 알록달록 치장한 것이 인상적이다.

삽살개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마스코트가 되기까지는 하 교수의 25년 노력이 큰 힘이 됐다. 1986년 유학을 마치고 경북대 교수가 된 그는 아버지 하성진 교수와 제자 탁연빈 교수 등이 모은 삽살개들을 처음 보았다. "전국을 뒤져 찾아냈다던 삽살개 30마리가 대부분 죽고 8마리밖에 없었어요. 참 측은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칫 완전히 잃어버릴지 모를 우리의 소중한 것을 지켜내고 싶어졌어요."

미생물학을 공부한 그는 '외도'에 나섰다. 경북 경산의 3만㎡ 농장에서 삽살개 복원 작업을 시작한 것. "삽살개가 토종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고 아시아 전역 토종개들의 DNA 유사성을 분석했어요. 많은 문헌과 전래동화, 풍속화·민화까지 들춰가며 자료를 수집했죠." 그는 1990년부터 삽살개 관련 논문을 쏟아냈고, 1992년 봄 '경산 삽살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실 삽살개는 2002년 월드컵 때도 진도개와 마스코트 경쟁을 벌였어요. 그런데 원산지가 하나는 전남이고 하나는 경북이잖아요. 지역 대결 구도로 비쳐서 어려움도 있었죠." 그가 복원한 삽살개가 진짜 우리 토종이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번 대구육상선수권대회 마스코트로는 곰, 독수리, 비둘기 등 무려 88건이 제안됐다. 여기서 삽살개가 선정됐다. 몸놀림이 민첩한 삽살개가 육상 이미지와 잘 맞고, 삽살개의 친화력이 세계인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는 대회 의지와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삽살개는 예로부터 귀신과 액운을 쫓는 개라고 하잖아요. 먼 데서 오는 귀한 손님을 반갑게 맞을 줄 아는 삽살개가 선수들 모두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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