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유글(유튜브+구글) 타고 온다

조선일보
입력 2011.08.15 03:03

구글 통해 주문하고 유튜브로 제조법 배우는 시대

올해 초 경찰은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작년까지 근무한 원어민 영어 강사 R씨가 신종 마약 'JWH-018(일명 스파이스)'을 수차례 흡입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

R씨는 세계 최대 포털 '구글'을 통해 마약 판매 사이트에 접속해 국내로 마약을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에서 간단한 검색어 입력만으로 나오는 마약판매 사이트에 접속, 이름과 주소만 입력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해 간단히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경찰은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작년까지 근무했던 원어민 강사 T씨도 같은 수법으로 마약을 반입했다는 첩보를 접하고 수사 중이다. 이를 제보한 T씨의 지인은 "T씨가 '구글로 주문한 것'이라며 국제우편으로 배달된 손바닥만 한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대마초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검색을 통해 알아낸 사이트에서 R씨와 비슷한 방법으로 주문해서 마약을 들여온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해외로 도주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도 마약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엔 유튜브에서 대마초 재배법을 검색해서 배운 뒤, 집에서 직접 재배해 유통하던 유학생 서모(23)씨가 경찰에게 검거됐다. 서씨가 본 동영상은 마약 관련 단어 몇 개만 입력하면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서씨는 구글을 통해 대마초 씨앗을 주문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처럼 구글과 유튜브를 통해 별다른 제재 없이 마약을 쉽게 국내로 반입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은 유글(유튜브+구글)을 타고 들어온다"는 말이 일선 마약 단속 경찰관들 사이에 돌고 있다.

경찰은 유글을 이용한 마약 주문의 실체는 파악했지만, 규제 방법 등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다. 구글 검색창에 등장하는 마약 판매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별도 회원 등록이나 주민등록번호 입력 절차도 없다.

지난 1월 관세청 발표한 '2010년 마약류 밀수 검거 동향 분석'에 따르면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밀수 적발 건수는 전년도보다 53% 늘어난 67건이었고, 특송 화물도 44% 증가한 13건이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것이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엑스레이나 탐지견을 동원해 통관 검사를 하지만 하루 몇만 건이 넘는 물품들을 일일이 검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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