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와 국제수로기구가 공동 지원해 제작한 '일반해저지형도'(GEBCO) 홈페이지의 일부. 한반도 부근에 '일본해'가 단독 표기돼 있다.

유엔 산하 국제수로기구(IHO) 실무그룹에 속한 27개 회원국 상당수가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하는 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세계의 바다 명칭을 결정하는 준거로 사용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Limits of Oceans and Seas)’라는 해도집을 발간하는 국제기구다.

12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IHO 해양경계 실무그룹 의장은 최근 실무그룹 소속 27개국에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되, 동해를 부록에 넣는 IHO 사무총장의 중재안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요청했다. 이중 한국·북한·호주 등 총 6개국이 "동해와 일본해를 병행 표기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10여개 국가는 "한·일 양국이 협의해 도출한 결론을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아직 의견을 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동해·일본해 병기'와 관련해 유사한 문제가 제기됐던 2002년에 IHO 총회에서 우리를 지지한 나라가 한 곳도 없었던 점에 비쳐, 이번 IHO 실무그룹 국가들의 반응을 '희망적'으로 보고 내년 IHO 총회까지 외교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은 '단일 명칭 정책(single name policy)'을 유지해야 한다며,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1970년에 출범한 IHO는 항해의 안전을 위해 ▲해도에 관한 부호와 약자의 국제적인 통일 ▲국제공동조사 ▲측량 및 해양 관측 기술 개발 등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다. IHO 총회는 5년마다 모나코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