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물, 대장균 25배, 암모니아 2배로… "염소 더 풀어 정화하고 있다"

    입력 : 2011.08.05 03:02

    [가동 멈춘 광주·곤지암 하수처리장]
    "정화 안 된 하수, 팔당으로 흘러 들어간지 9일째"

    "정화되지 않은 똥물이 팔당에 들어간 게 9일짼데 뭘…."

    4일 경기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2만9419㎡(8914평) 규모 광주하수처리장. 가동 중단된 이 하수처리장 내 분뇨처리장을 보며 "지난 호우에 이 똥물이 넘쳐 팔당호로 들어갔나요?" 하고 묻자 한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 광주하수처리장 및 곤지암하수처리장이 중부지방 폭우로 침수돼 가동 중단되는 바람에 정화되지 않은 오염된 물이 바로 흘러들고 있는 팔당호. 부유물과 쓰레기들이 모여 거대한 섬을 이루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이곳은 생물학적 필터링 등을 통해 물 2만5000t을 정화 처리하던 시설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집중호우로 침수됐고 가동이 전면 중단돼 처리하지 못한 하수 중 1만5000t을 매일 경안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유영용 광주지방공사 시설팀장은 "정화해야 할 똥물, 세탁물, 설거지물을 어쩔 수 없이 경안천으로 보내고 있다"며 "양이 적기 때문에 흘러가면서 희석되고, 서울 근교 정수장에서 약품을 많이 풀어 정수하면 아무 이상 없다"고 말했다. 하수처리장 옆에선 황토색 경안천이 거세게 흘렀다.

    이 하수처리장엔 9일간 복구 인력 500여명이 투입됐지만 아직 곳곳에 토사가 남아있다. 하수를 단계별로 정화하는 시설에는 모두 누런 흙탕물이 고여 있다. 약한 인분 냄새도 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인근 광주시 초월읍 도평리 곤지암하수처리장에도 토사가 쌓였고, 땅은 뻘밭으로 변했다. 그나마 핵심 시설인 '산화부 시설'은 작동됐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화 처리가 안 되고 곧바로 곤지암천으로 들어가는 하수는 누렇다 못해 빨갰다. 김충경 시설장은 "복구가 늦어지면 하수처리장 시설 전체를 가동 못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도권 수돗물 정수센터]
    깨끗하던 물, 거품 부글부글… 수질검사 月 1회서 週 1회로

    4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광암아리수정수센터 착수정. 황록색 원수(原水) 위에 거품이 일었다. 9.7㎞ 떨어진 팔당 취수장에서 지름 2.8m 관을 통해 6시간 만에 도착한 물이다.

    이 정수센터에서는 이 물을 7시간 동안 정수해 비상용으로 12시간 분량(17만8000t)을 저장하고, 나머지는 서울 강동구 4개 동과 송파구 26개 동에 하루 23만t씩 보내고 있다. 가동 중단된 광주·곤지암 하수처리장의 미처리 하수가 흘러든 팔당호 물이 28~37시간이면 수돗물로 바뀌어 각 가정에 도착하는 것이다.

    흙탕물과 부유물이 가득 찬 채 가동 중단된 광주하수처리장 침전지(사진 위)와 수돗물을 만들기 위해 취수한 물의 부유물을 직원이 뜰채로 떠내고 있는 경기도 하남 광암아리수정수센터(아래).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착수정에서 과자 봉지, 비닐 조각과 회백색 부유물이 엉겨붙자 직원이 달려와 뜰채로 찌개 거품 덜듯 퍼냈다. 성시홍 운영팀장은 "폭우 전에는 정수하지 않은 물도 거품 없이 깨끗했다"며 "요즘 암모니아성 질소 농도가 짙게 나와 염소를 더 독하게 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측정한 팔당 취수장 원수의 암모니아 농도는 4일 낮 0.092㎎/L였지만, 광암아리수정수센터에 도착한 원수의 암모니아 농도는 이보다 높은 0.104㎎/L였다. 성 팀장은 "비 오기 전인 지난달 25일 0.07㎎/L이던 암모니아 농도가 폭우 때는 0.16~0.19㎎/L까지 오르기도 했다"며 "정수 처리를 통해 모두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1800CFU/100mL였던 취수 원수의 총 대장균군 수치는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27일 4만6000CFU/100mL로 뛰었다. 정수센터 측은 "하수 유입보다는 폭우의 영향이 크다"며 "정수처리로 모두 제거할 수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홍수 후엔 대장균과 암모니아성 질소가 가장 문제"라며 "깨끗하게 정수한 물이라도 가정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상수관에 빗물이 스며들어 2차 오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돗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연구원은 한달에 한번 하던 취수원 수질 검사를 주 1회로 바꾸는 등 수질 관리에 비상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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