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경기장 안에서 펼쳐지는 여타 종목과는 달리 벗어나 탁 트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까닭에 '눈맛'이 다르다. 마라톤을 주최하는 도시들은 최고·최상의 코스를 선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일인 27일(여자)과 마지막 날인 9월 4일(남자) 오전 9시부터 펼쳐지는 마라톤 코스에서도 대구만의 풍광을 접할 수 있다. 출발·골인 지점은 대구의 중심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여기서 동남쪽 방향으로 15㎞ 길이의 '루프(loop)'를 두 바퀴 뛰고, 나머지 12.195㎞는 작은 루프를 돌면 42.195㎞를 완주한다. 6㎞와 21㎞ 지점 부근의 30m 오르막을 빼면 거의 평탄한 코스다. 늦여름 무더위와의 싸움이 기록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다른 종목들은 대부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지만 마라톤과 경보는 대구 시내를 경유하는 코스에서 열린다. 대회 중계방송을 통해 대구의 명소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수성못

큰 루프형 코스의 반환점에 있다. 예전부터 대구시민이 뱃놀이를 즐기던 휴식처로 사랑받았다. 현재 건물들로 뒤덮인 수성들은 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의 작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노래했던 '가르마 같은 논길'의 바로 그 장소다.

◆약령시

대구 중심가인 반월당 일대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 대구점 뒤편이 약령시 또는 약전 골목이다. 1982년 전국 최초로 한약재도매시장이 개설됐다. 길이 650여m의 골목에 한약방과 한의원 등 350여 업소가 민족의학의 맥을 잇고 있다.

◆동성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바로 옆에 있다. 대구 읍성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주말에는 대구시민 10명 중 1명이 걷는다고 할 만큼 젊음과 활력이 넘친다. 최근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단체로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상감영공원

동성로에서 지척이다. 안동에 있던 경상감영이 선조 34년(1601년) 대구로 옮겨와 자리를 잡은 곳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유물들이 조선시대 관공서 건물의 전형을 보여준다. 분수, 돌담, 자갈이 깔린 산책로 등이 도심 속 공원 역할을 한다.

◆반월당 일대

반월당에서 계산 오거리로 방향을 틀면 골목 안쪽에 민족시인 이상화가 말년에 거주했던 '상화고택'이 있다. 길 건너편에는 동산의료원을 끼고 골목길과 돌계단이 어우러져 있다. 대구 중구청이 '골목투어'를 개발해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도 벤치마킹하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다양한 응원전

대구시는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총 100여곳의 도심 건물에 대형 걸개그림을 걸 예정이다. 이 중 20여곳은 마라톤 코스 중계를 통해 전 세계인이 지켜볼 수 있다. 선수들이 뛰거나 도약하는 모습 등 경기장면, 또는 육상선수권대회 엠블럼 등이 그려진다. 마라톤 코스가 지나는 40여곳에는 비보이 공연을 비롯하여 치어리더나 타악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서포터즈 5400여명이 참여하는 응원전도 또 다른 볼거리다.

[[InfoGraphics]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