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쇄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이 세계적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eBay)를 통해 범행에 사용한 무기와 폭탄제조용 화학물질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브레이빅이 지난 7개월간 온라인에서 거래한 내역 수천건을 조사한 결과 그가 지난해 11월 이베이에서 ‘앤드루브레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북부 상인으로부터 유황 분말 500?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 유황 분말은 폭탄 뇌관을 만들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 DDNP를 제조하는 데 쓰였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성물질을 입힌 총알을 만드는 장비를 구입했고, 지난해 9월과 11월에는 폭탄 제조 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할 마스크와 보호용 의복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이베이 쇼핑 목록에는 중국 홍콩 미국 등에서 구입한 저격용 소총 손잡이·망원경·소총·폭발물 차량 운반을 위한 비닐 에어백 15개 등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브레이빅이 범행에 사용할 물품을 여러 나라에서 분산 조달한 것으로 보아 정보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브레이빅이 테러 직전 대량 살상 계획을 발표한 선언문에는 이베이에서 샀다는 다른 물품들도 언급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브레이빅이 해당 사이트에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테러용 물품을 구입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노르웨이 당국이 온라인상 위험물품 거래를 감시하는 데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브레이빅은 선언문에서 “이베이는 당신의 친구” “유황 구입 당시 세관에서 이를 잡아내 당국에 알릴까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