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하루종일 논을 떠나지 않고 있다. 농사일 때문이 아니라 논에서 거머리를 잡기 위해서다. 거머리를 잡아 중국에 팔아야 쌀을 사먹을 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함경북도 경원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근 북한 주민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넘길 거머리잡이에 대대적으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지금 여기서는 거마리(거머리의 북한식 표현)를 잡아 중국에 넘겨 외화벌이하느라고 아이건, 어른이건 하루종일 논에서 산다"고 했다. 거머리 100g을 밀무역 업자들에게 팔면 쌀 6kg 정도를 살 수 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소식통은 거머리를 수출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에서 최근 거마리를 이용해 관절염, 허리병 등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논에서 직접 잡아오는 북한산 거머리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거머리잡이에는 인근농장 농장원과 광부들까지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배급된 식량도 모자라 달리 구할 방도도 없는 데다 가격이 좋기 때문에 가족들이 다 나와 거마리 잡이를 하고 있다"면서 "사실 별짓을 다 한다는 생각도 하지만 하루 고생하면 며칠 식량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달라붙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는 "당이 아니라 거마리가 우릴 먹여 살린다. 당이 거마리만도 못하나"라는 말도 떠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거머리 잡기 외에도 밀무역을 위한 다른 부업도 많이 등장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사람들이 부채마와 세신(약초 종류), 황기를 중국에 팔기 위해 산기슭을 다 파헤치고 다닌다"면서 "워낙 약초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나마 있는 나무도 제 구실을 못해 비만 오면 토사가 흘러내린다"라고 말했다.

또 "족제비나 토끼 가죽을 팔기 위해 잡으러 다니는 사람도 많아졌다"며 "족제비 가족을 중국에 판다고 저마다 족제비를 잡다 보니 지금 농장에 쥐가 바글바글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