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행원이 대만 여기자를 팔로 밀치고 있다.

대만의 중천신문(中天新聞)이 북한 평양의 모습을 담아 보도한 영상이 최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38도선을 날아가다’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북한이 김정은을 화려하게 등장시키기 위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당 65주년을 맞아 외국 언론에 평양 취재를 허용했을 당시 제작된 것이다. 유튜브에서 ‘중천방송진입북한(中天新聞進入北韓)’이라고 검색하면 관련 영상 2개가 검색되는데, 지금까지 2만여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이 영상을 봤다.

중천신문은 영상에서 “주민들은 주로 걸어 다니거나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공공버스 안은 정어리 통조림같이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찼다”면서 “도로에는 정부관리, 군인, 외교관 차량을 제외하면 차가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또 평양에는 무궤도 전차와 궤도전차 두 가지가 있는데, 독일에서 수입한 궤도전차는 너비가 아주 좁다고 전했다.

중천신문은 또 평양 모습을 전하면서 “대부분 주민은 양복을 입었고, 일부 사람들은 김정일이 입은 것과 같은 황색 점퍼를 입었다”면서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무뚝뚝하다. 몸이 뚱뚱한 사람은 별로 없다”고 묘사했다.

이어 평양 길거리 음식과 대형 상점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장마당에는 사람들이 북적이지만, 국가가 운영하는 백화점에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하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경제는 중국 경제에 점점 더 의존적이 되가고 있다”면서 “김정은 체제가 살아남자면 점진적인 개혁개방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한편 영상에는 중천신문 보도진을 돕던 외교관과 한 젊은 여성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이 외교관은 "당과 함께 항상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여성은 "영국에 살면서 CNN과 BBC 보도를 봤는데, 우리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고 말히기도 했다. 또 북한 측 수행원들이 외국 언론의 취재진을 따라다니면서 감시하는 모습과 촬영하지 말라고 손짓을 하거나 중천방송 여기자의 팔을 끌며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장면도 그대로 담겼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중국어로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세뇌라는 게 정말 무섭다. 북한 주민들이 대대손손 계속 저렇게 살아야 하니”라면서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북한 정부는 하나의 종교집단 같다.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가련한 삶을 사는지 알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한 네티즌은 “소련과 마찬가지로 북한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R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