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추돌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중국 당국의 위기관리 능력이 나라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철도부는 사고 발생 시각·경위·피해규모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꿨다. 사고 사흘째인 25일까지 정확한 사망자 명단을 공개하지 못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원저우시 당국을 인용해 이번 사고로 39명이 숨지고 192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으나 매체에 따라 사망자 수에 차이가 났다.

중국 언론조차 '세계 최고 수준 고속철 보유국'이라고 자부해온 당국을 향해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 인터넷판은 25일 평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특허 신청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왜 해마다 낙뢰 사고가 빈발해 고속철 운행에 혼란이 발생하는가. 철도부가 말하는 최고 기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사고 자체도 엄중하지만 국민들이 받은 심리적 충격도 그에 못지않다. 속도의 기적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24일 사고 객차를 무리하게 철거하는 과정에서 3세 여아 생존자를 구해내면서 당국의 사고 처리 방식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사고 발생 초기부터 은폐에 급급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후속 차량에 받힌 선도 차량을 포클레인으로 부숴 땅에 묻은 것은 사고 원인 은폐를 위한 것이며, 무언가 숨길 것이 있어 언론의 독자적 취재를 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잔해를 운반할 수 없어 중장비로 분해했고 사고처리와 운행 재개를 위해 불가피하게 잔해를 묻었다"고 해명했다.

[[Snapshot] 中, 사고 사흘째까지 사망자 명단도 공개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