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해외여행 '자유' 선언

    입력 : 2011.07.16 03:08

    올 해외 여행객 70%가 자유여행

    한국인의 해외여행 패턴이 단체관광에서 자유여행으로 급변했다. 사진은 한 자유 여행객이 환전하는 모습. / 정경열 기자
    직장인 김윤진(35)씨는 이달 초 친구와 2박3일 홍콩을 다녀왔다. 여행 전 페이스북에 홍콩여행을 계획 중이라는 글을 올리자마자 온라인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했다. 호텔은 침사추이 부근, 쇼핑은 하버시티,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은 완탕누들면, 항공은 인도항공·제주항공, 호텔은 booking.com에서 예약하라는 댓글이 답지했다. 처음 가는 홍콩 여행이지만 필요한 정보가 넘칠 만큼 다 모였다. 김씨는 이 정보를 토대로 여행일정을 짰다. 여행 중에도 궁금한 것은 스마트폰으로 '페북'을 하면서 국내외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홍콩 여행은 만족이었다.

    해외여행 패턴이 여행사에 의존하는 패키지 그룹투어에서 자유투어로 급변하고 있다. 김씨처럼 자유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패키지여행은 아예 무관심이다. 문화관광부는 올 해외여행객이 지난 2007년의 1332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중 패키지여행은 30%, 자유여행은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패키지여행은 해외여행의 대명사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 상품 판매도 급증했다. 그러나 손님을 현지업체에 마진 없이 파는 형태로 개발되다 보니 가격은 저렴하지만 무리한 팁 요구와 옵션추가·쇼핑 강요 등으로 여행객들의 불만을 사기 일쑤였다. 패키지 최고 인기 상품인 방콕 파타야 3박5일은 비수기 40만원 수준이지만 정상가라면 100만원 상품이다. 패키지를 만들면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패키지 시장의 변화는 이미 2000년대 초 감지됐다. 패키지 여행객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신세대의 등장이 맞물리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유학생과 배낭여행을 경험한 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자유여행이 본격화됐다. 특히, 2007년 해외여행객 수가 정점에 이르면서 변화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토익·토플 세대의 등장으로 영어회화가 가능하고 해외경험을 한 젊은이들이 등장하면서 자유여행은 대세가 됐다. 배낭여행 1세대인 80년대 학번들이 여행사를 차린 것도 자유여행 확산의 요인이었다.

    배낭여행 1세대인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44)는 "일본 여행객들은 여행지 데이터를 모아 기록으로 남겼고, 이는 가이드북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왔는데 우리 역시 일본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자유여행은 초창기 배낭여행 형태로 유지돼왔지만 최근에는 조기유학생과 중·고교 때 해외여행을 한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자유여행족이 모인 네이버 카페 '유랑'은 이미 거대 세력을 만들었고, 서적도 넘쳐난다. 자유여행은 테마여행, 공정여행 등 새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최고급 리조트 대신 홈스테이를 하면서 전통시장을 다니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피해를 주지 않는 여행이다.

    자유 여행객들이 매년 10~20% 사이에서 급증하자 국내의 대표적 여행사들은 비상이다. 하나투어는 자유여행자를 겨냥한 여행포털을 구축하는 등 2020년까지 자유여행객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계획이며, 모두투어도 올해 초 자유여행(FIT)사업부를 신설해 30여명을 배치했다. 여행사들은 자유여행과 패키지의 융합상품도 속속 개발하고 있다. 항공권과 호텔만을 파는 에어텔, 패키지에 하루나 이틀 자유투어 일정을 넣는 방식이다. '소쿠리닷넷'처럼 맛이나 공연·여행 등 테마에 맞춰 여행을 만들어주는 100% 자유여행사도 등장했다. 하나투어 정기윤 팀장은 "패키지와 자유여행은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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