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현장 & 이슈] 4개역 갑작스레 이름 바꿔 혼선 논란

조선일보
  • 강인범 기자
    입력 2011.07.13 02:59

    이달 말 개통 앞두고 있는 부산~김해 경전철
    "지명 역명이 더 합리적", "개통 임박 변경 부적절"… 지역대학 공동대응 나서

    경남 김해시가 부산~김해 경전철 개통 20여일을 앞두고 갑자기 4개 역명(驛名)을 바꿔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4개 역은 '인제대역', '가야대역' 등 지역 대학명을 붙인 것이다. 갑작스러운 역명 변경에 지역 대학은 협의체를 구성, 공동 대응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4일 지명위원회를 열어 경전철 역명 가운데 '가야대역(삼계)'을 '삼계역·가야대입구'로 변경한 것을 비롯, '장신대역(화정)'을 '화정역·장신대입구'로 바꿨다. 또 '인제대역(활천)'을 '활천역·인제대입구', '김해대학역(안동)'을 '안동역·김해대입구'로 변경했다. 지명위원회에는 당연직 위원장인 김맹곤 김해시장과 관련 부서 국장 2명, 지역향토사학자 등 외부 위촉직 3명 등 6명이 참석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이 이달 말 개통을 앞둔 가운데 역 명칭 변경 문제로 혼선을 빚고 있다. 사진은 경남 김해시 활천동에 있는‘인제대역’으로, 변경될 명칭은‘활천역·인제대입구’이다. /김용우 기자 yw-kim@chosun.com

    이달 말 개통 예정인 부산 사상역~김해공항~김해 삼계동 간 23.2㎞의 부산~김해 경전철에는 김해 12개, 부산 9개 등 모두 21개의 역이 들어선다. 김해시는 시내 12개 역 가운데 8개 역명은 그대로 두고 대학명이 들어간 4개 역명을 변경했다. 이들 역명은 전임 김종간 시장 시절인 2009년 10월 지명위원회를 거쳐 확정된 것이다. 당시 시민들은 지역 명칭을 역명 1순위로 꼽았으나 '교육도시 김해'를 지향했던 전임 김 시장 시절 대학명을 먼저 쓰고 괄호안에 지명을 넣기로 결정됐다.

    김해시는 "김해대의 경우 역사에서 3.2㎞, 인제대는 2.6㎞ 떨어져 있는 등 거리가 멀어 경전철 이용객의 혼란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 일대를 아우를 수 있는 지명(地名)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역명을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시는 "역명 변경을 요구하는 민원이 없지 않았고, 시의회에서도 역명 변경 요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민주당 소속의 현 시장이 '(한나라당 소속) 전임 시장의 흔적 지우기' 아니냐는 견해도 없지 않다. 김해시의 이 같은 역명 변경에 대해 지역 대학과 시행사인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는 "2년 전 시민 여론을 수렴, 지명위원회에서 결정된 역명을 개통이 임박한 시점에 변경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는 "역명 변경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개통 전에는 불가능하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역명 안내판은 물론 무인자동시스템인 만큼 운영 프로그램 변경 등 손봐야 할 게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연계될 부산시내 지하철 안내도 등으로도 범위가 확대된다. 부산·김해경전철주식회사 관계자는 "부산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13억여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협의사항이라 하더라도 개통 임박 시점에 갑자기 역명을 변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제대 등 지역 대학은 협의체를 구성,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제대 원종하(국제경상학부) 교수는 "역사와의 거리를 따진다면 박물관역이나 수로왕역 역시 내려서 코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역명 앞에 지명이 병기돼야 형평성이 맞다"며 "김해를 자라나는 세대에게 문화교육의 도시로 물려주고 싶다면 철회하는 '통큰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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