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나 자녀의 여름방학은 평소 병원에 갈 짬을 내기 어려워 치료받지 못하던 만성 질병을 고칠 좋은 시기이다. 그런데 막상 여름에는 병원 진료, 특히 수술을 받기 꺼리는 사람이 많다. 수술 부위가 잘 아물지 않고 세균 번식이 활발해서 덧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그런 인식은 잘못된 오해"라고 입을 모은다. 땀에는 여러 가지 전해질과 유기물이 들어 있을 뿐, 세균은 없다. 수술 후 치료와 소독만 제대로 하면 상처는 덧나지 않는다.

치질환자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항문가려움증과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최 근에는 휴가기간에 맞춰 수술하는 사람 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솔병원 이동근대 표원장(왼쪽)이 치질 수술을 하고 있다.

예전에 여름에 수술받고 덧났던 경우는 의료 시설이 요즘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상황에서 상처 부위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현재는 큰 종합병원은 물론, 특정한 수술을 주전공으로 하는 전문병원은 1년 내내 수술실과 입원실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면 여름 수술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연구 결과, 수술 후 감염률은 한겨울인 1월이 가장 높았으며, 7~8월이 가장 낮았다.

계절적으로 여름이 유리한 수술도 있다. 치질 수술이 대표적. 날씨가 추운 겨울에 치질 수술을 하면 모세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둔화되기 때문에 수술 부위의 통증이 더 심할 수도 있다. 라식 수술도 여름이 유리하다. 라식 수술을 받으면 안구건조증이 생기거나 심해지는 사람이 있는데, 1년 중 가장 건조한 겨울에 수술하면 안구건조증을 심하게 겪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