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25억명 위한 화장실 혁명 이끈다

조선일보
  • 박영석 기자
    입력 2011.07.12 03:02

    위생화장실 없는 제3세계, 식수 오염으로 유행병 창궐
    물 필요 없는 화장실 실험… 에너지·비료 생산형도 연구

    빌 게이츠(56·사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설립자가 '화장실 혁명'이란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게이츠 부부가 설립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독일 정부와 손잡고 제3세계 화장실 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독일 디 펠트가 10일 보도했다. 게이츠가 지향하는 것은 배설물을 씻어 내릴 필요가 없는 건조 방식의 '물 없는(waterless) 위생 화장실', 배설물을 전력으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생산형 화장실'이란 두 가지다.

    지구촌 인구 40% 물 못 내려

    수세식 화장실은 전 지구촌 차원에선 60%만의 특권이다. 세계 인구의 40%인 25억명이 용변을 물로 씻어내리지(flushing) 못한다. 빈민촌·오지를 중심으로 전 세계 11억명이 어떤 형태의 것이든 화장실에 갈 수 없어 아무 데서나 일을 본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추산한다. 물 부족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 무엇을 어떻게 강요할 수도 없다.

    야생방분(放糞)과 식수 오염, 이로 인해 창궐하는 유행병의 해독은 심각하다. 오염된 식수는 박테리아성·원충(原蟲)감염성 설사와 장티푸스, A형·E형 간염, 주혈흡충병(유충이 피부로 침투해 초래하는 발육부진·지능저하 등)을 야기한다.

    인간 배설물에 오염된 식수는 매년 전 세계 5세 이하 아동 중 최소한 1200만명을 희생시키는 요인이라고 UNICEF는 집계한다. 지난 9일 건국한 남수단의 경우 아동 7명 중 1명은 5세 생일을 맞지 못하는데, 식수 오염이 최대 병인으로 지목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UNICEF가 화장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구를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자는 목표를 지난달 공표했을 만큼 문제는 심각하다.

    獨 정부 1000만달러 내고 동참

    '게이츠 재단'은 독일 개발부와 협력해 앞으로 5년 내 케냐 국민 80만명에 위생 화장실을, 20만명에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독일 정부도 이 사업에 예산 1000만달러를 배정했다.

    하지만 가시적 목표의 밑바닥에는 '혁신 화장실 건설'이 있다고 디 펠트는 전했다. 과학자들은 제3세계 슬럼·벽촌에 웅덩이형 수세식 변기를 놓는 기본적인 사업과 함께 배설물을 극초단파(microwave)로 변환시켜 에너지원을 창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사업 관계자가 밝혔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배설물을 분리·건조시키는실험, 소변을 음용수로 정화하는 실험도 병행 중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4만명이 사용하는 화장실에서 분말 형태의 질소 비료를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억만장자 게이츠는 지금까지 280억달러를 기부했다. 총 83억달러를 기부한 친구 us_link>워런 버핏(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세계 기부자 순위 1·2위를 차지한다고 포브스가 최신 7월호에서 밝혔다. 버핏 회장은 지난 7일 16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게이츠 재단에 추가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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