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로 화제를 모았던 FCB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 에 대한 안전성과 시장성이 여전히 논란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일 '하티셀그램-AMI'의 품목 허가를 발표했다. 품목 허가를 받은 약품은 시판 가능하다. 식약청의 이번 발표로 '하티셀그램-AMI'는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로 기록됐다. 더불어 황우석 전(前)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침체된 국내 줄기세포 연구진에게는 낭보였다.
하지만 식약청이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명분에 집착해 하티셀그램-AMI의 충분한 임상 시험 없이 허가를 내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단 임상 시험 대상이 불과 40명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 근거로 꼽힌다. 통상 신약이 나오기까지는 수 백명을 대상으로 부작용 여부 등을 검증하는 임상 시험을 해야 한다. 40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하티셀그램-AMI의 임상 과정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효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임상 시험 숫자가 적어 아쉽기는 하지만 줄기세포의 특성을 감안하면 식약청이 허가를 못 해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는 "식약청이 하티셀그램-AMI의 임상 시험을 시작할 때 당초 요구한 임상 환자 숫자를 FCB파미셀이 채웠기 때문에 식약청이 허가를 제때에 내줬다"라고 말했다.
하티셀그램-AMI가 실효성 내지 시장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하티셀그램-AMI 단독으로 급성 심근경색을 치료하지는 못한다. 하티셀그램-AMI는 기존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의 보조 치료제이다. 수술이나 약물치료 같은 기존 급성 심근경색 치료에 하티셀그램-AMI를 보조해 치료하면 심장 기능이 4% 정도 향상된다.
하티셀그램-AMI는 보조치료제이면서도 비용은 1800만원에 달한다. 주 치료제의 비용이 수 백만원 정도인데 비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다. 전문가들은 "의사 입장에서 환자의 재정 상태를 고려해 하티셀그램-AMI를 권유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센터가 전국에 이미 120여개나 있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 응급센터를 찾지 못해 하티셀그램-AMI의 효과를 제대로 본 환자가 5년 전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응급센터에서도 웬만한 처치가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하티셀그램-AMI의 치료 효과가 최적이 되려면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하고 2주 이내여야 하지만 실제로 하티셀그램-AMI를 투입하려면 발병하고 3~4주 정도 이후에 가능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하티셀그램-AMI를 시술하려면 환자의 줄기세포가 필요한데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얻어 배양하는 데 3~4주 정도 필요하다.
FCB파미셀 관계자는 "발병한 뒤 3주가 지나서 줄기세포를 투입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11.07.04. 16:28업데이트 2011.07.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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