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선덕여왕

한국의 '역사드라마'가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역사'를 속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 더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1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추노, 선덕여왕, 바람의 나라, 대조영 등 한국의 역사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간부 자제들이 더 많이 찾고, (우리 역사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조선(북한)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역사 드라마를 많이 찾는다”면서 “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역사를 속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단속을 피해 몰래 보기가 쉽다는 점도 사극이 인기를 끄는 다른 이유다. 소식통은 “현대극보다 사극은 알아듣기가 쉬워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밤에 몰래 보는데, 사극은 소리를 작게 키우고 들어도 이해가 잘 된다”고 설명했다.

KBS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

그러나 북한 당국은 한국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DVD의 유통을 더욱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암암리에 운영되는 한국 드라마 DVD를 빌려주는 대여점이 거의 영업을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최근 단속이 심해져 장마당 내 DVD 대여점에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담긴 DVD를 빌리지도 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개인들이 소장한 드라마나 영화 등을 돈을 주고 빌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은 지난해 당대표자회 직후 발표한 간부용 문건을 통해 한국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썩어빠진 자본주의사상문화가 사회생활 전반에 침투해 우리의 고유한 민족성을 갉아먹고 있다”면서 “불순녹화물을 유포시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