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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27일 재야인사 190여 명이 참석한 야권 회의가 지난 3월 중순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열렸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체제의 탄압을 받아왔던 안와르 알-분니 변호사와 작가인 미셸 키로 등 일부 저명인사가 포함된 회의 참석자들은 시리아 국가를 합창하고 시위 과정에서 숨진 '순교자' 1천400여 명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향후 민주화 운동 전략을 논의했다.
집권 바스 당의 일당 독재가 50여년간 이어진 시리아에서 재야인사들이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복판에서 공개적인 모임을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다마스쿠스의 한 호텔에 모여든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나 시리아 안팎의 일부 인사들은 이번 회의가 아사드 체제에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모임이 마치 시리아에 민주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인사의 주장이다.
시리아 보안당국의 거부로 회의에 초대되지 않은 재야인사 왈리드 알-분니씨는 "이번 회의가 매일같이 벌어지는 공권력의 잔혹한 살인과 고문, 체포 행위를 덮는 데 이용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모임에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었다면 더 기뻤을 것"이라고 AP 통신에 말했다.
앞서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국민 TV 연설에서 헌법 개정 등 개혁안을 논의할 '국민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야권은 이런 조치가 미흡하다며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리아 관영 뉴스통신 사나(SANA)는 내달 10일 정부와 야권 대표단이 만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는 집권 바스당을 시리아 정치의 중심에 놓도록 규정한 헌법의 관련 조항을 개정하는 안건을 포함한 여러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사나 통신은 전했다.
입력 2011.06.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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