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상황 빠지고 싶지 않다"… 일부 교사들 적당주의도 문제

조선일보
입력 2011.06.27 03:02

초중고 교실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일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사가 좀 더 강하게 마음 먹고 지도하면 막을 수 있는 현상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요즘 불량한 수업태도를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려 한다. 세 달 전 수업시간에 잡담을 하는 학생을 꾸짖었다. 그러자 학생이 도리어 '내가 언제 그랬어요?'라고 큰 소리를 친 뒤 곧장 교실을 나가버렸다. A교사는 그 학생이 그 때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그는 "그때부터 웬만하면 문제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제재가 별로 없기도 하지만, 솔직히 나도 직장인으로서 더 이상 피곤한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일부 교사들의 경우 책임감과 열정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딸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박모(여·41)씨는 "딸 아이 담임을 맡았던 교사 중엔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해 수업시간 중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강모(44·서울)씨는 "아이가 입시 문제를 따로 상담하려했더니 교사가 '바쁘니 인터넷을 검색해보라'고 답변했다"며 "연간 2~3개월 방학에 이제 주5일 근무까지 보장받는 직장인으로서 안주하려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직 12년 차인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벌써 중학생만 돼도 성의 있게 가르치려는 교사와 짜증부터 내고 보는 교사를 금세 구분해낸다"며 "모든 아이들이 다 바뀌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애정이 있다고 생각되는 교사에게는 나중에 반성의 뜻을 표시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의 폭력이 학생들의 일탈을 위험 수준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야외체험학습을 나갔다가 집합 시간에 늦었다는 이유로 학생의 뺨을 마구 때렸다가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았다. 작년 하반기에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6학년 어린이를 수업시간 중 불러내 뺨을 때리고 넘어뜨린 뒤 발길질을 했다가 중징계를 받았다.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는 "사춘기 학생들의 감성을 어루만져주려는 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학교에서 엄정한 수업 문화가 확립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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