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나무라면… "야, 찍어" 휴대전화 꺼내는 아이들

조선일보
입력 2011.06.25 03:08

[교실이 무너진다] [2] 휴대전화에 점령당한 교실

초·중·고 교실이 휴대전화에 '점령'당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 중에 일어난 일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터넷 생중계'를 하는가 하면, 꾸짖는 교사에게 휴대전화를 들이대며 "동영상을 찍어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

일부 학교에선 교실에 휴대전화를 갖고 오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상당수 학교는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학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교실을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만드는 주범 가운데 하나로 '무분별한 휴대전화 사용'이 꼽힌다.

얼마 전 경기도 남양주의 한 고교 교사가 학생에게 5초간 엎드려뻗쳐 등을 시켰다가 "학생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일도 휴대전화에서 비롯됐다. 같은 반 친구가 다른 반 학생에게서 빼앗아 넘겨준 휴대전화로 수업시간 중 화상(畵像) 통화를 한 학생을 교사가 꾸짖고 벌을 줬다가 징계처분을 받은 것이다.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4월에 발생한 교사 폭행 사건도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압수당한 학생이 일으킨 일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A(50)교사는 수업이 시작됐는데도 껌을 씹고 책상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학생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여러 번 주의를 줬다가 학생들에게 당했다. A교사가 문제의 학생을 불러 30cm 자로 손바닥을 한 대 때리자 학생 5~6명이 몰려들어 "야, 빨리 찍어.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자"며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든 것이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B교사는 학생을 교단으로 불러 혼내자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며 "야, 찍어!"라고 소리치는 일을 경험했다. 경북 포항의 한 고교 교사는 "한 반 학생의 20% 정도는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수업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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