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의 통신·전력망 등 전자 시스템을 일시에 파괴할 수 있는 수퍼 전자기파(EMP) 폭탄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미국 핵무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EMP(electromagnetic pulse) 폭탄은 강력한 전자기파(電磁氣波)를 이용해 특정 지역의 모든 전자기기를 무력화하는 무기다. EMP는 핵 폭발 때 방출되는 대규모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방식과 핵 폭발 없이 기계적으로 전자기파를 만드는 방식이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핵 전문가였던 피터 프라이 박사는 VOA와 인터뷰에서 "EMP 폭탄을 개발한 러시아 과학자가 EMP 디자인 정보가 북한에 유출됐다고 밝혔다"며 "2004년 러시아 과학자들은 북한이 몇 년 안에 수퍼 EMP 폭탄을 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2년 뒤(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1차 북핵 실험 때) 폭발력이 1~3㏏에 그쳐 핵 실험이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 사람이 많았다"며 "그러나 낮은 폭발력은 수퍼 EMP 폭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관계자는 2009년 6월 국회에서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EMP탄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며 "동해 상공 40~60㎞ 지점에서 20㏏의 핵무기가 터질 경우 인명 살상은 없으면서도 한반도 전역의 전자장비 탑재 무기들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이런 공격에 대비해 'EMP 방호 시스템'을 주요 국가 전략 시설에 도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