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 소굴' 네팔

조선일보
입력 2011.06.25 03:09

소녀들 하루 20명꼴 납치돼 인도 홍등가로 팔려가

인도로 팔려간 '성(性) 노예' 네팔 소녀들의 사연은 처절했다. 오빠 가게 일을 돕던 튤리는 "더 좋은 직업을 소개해 주겠다"고 속인 인신매매범에게 마취당한 채 납치됐다. 그녀는 인도 콜카타 집창촌에 끌려가 6주 동안 하루 평균 20명의 남성을 상대해야 했다.

네팔인 손님에게 사정을 얘기해 오빠와 연락이 닿았고, 네팔 인신매매 피해 여성을 구해내 그들의 사회적 재활·적응을 돕는 '마이티 네팔'과 인도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유곽을 빠져나왔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지타의 사연은 더 끔찍하다. 고아인 그녀는 인도로 가면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2년간 그곳 매음굴에 갇혀 지내다가 구조됐다. 지타는 마이티 네팔이 운영하는 호스피스 병동에 7년간 머물고 있다. 그녀는 "절망 가득한 삶이지만 여기서 기술을 배우고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대판 노예(modern-day slavery) 종식'을 올해 목표로 두고 연중 기획 'CNN 프리덤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 CNN이 오는 26일 네팔의 인신매매 실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절도당한 네팔 아이들(Nepal's stolen children)' 방영을 앞두고 24일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49)와 네팔 사회운동가 아누라다 코이랄라(56)가 출연한다. 무어는 미국 내 인신매매된 매춘부들의 인권 보호 단체 'DNA 재단'을 이끌고 있으며, 코이랄라는 카트만두에서 '마이티 네팔(네팔어로 '엄마의 집')'을 운영한다.

네팔은 인도 홍등가로 끌고 갈 소녀들을 꾀는 인신매매 소굴로 알려져 있다. 2500㎞에 걸친 네팔·인도 국경에 공식 검문소는 26개 있고, 마이티 네팔은 그중 10개 검문소에서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 평균 20명의 네팔 소녀가 납치되고 있지만, 경찰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CNN은 파키스탄의 무임금 강제 노동, 수단의 인신매매 등 세계 곳곳 현대판 노예들의 실상을 폭로할 예정이다.

미국 내에서 자행되는 노예 행위도 고발한다. 카메룬 출신 에벌린 춤보우(25)는 아홉 살에 "좋은 학교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미국에 팔려온 뒤 여성 인신매매범(강제사역죄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집에서 새벽 5시부터 종일 밥 짓고 빨래·청소하고 아이 둘을 돌봐야 했다.

그녀는 전화 쓰는 법도 몰라 부모와 단절된 채 8년 동안 가사 노예로 착취당했다가 무작정 탈출해 의인들의 도움으로 대학까지 진학했다.

전 세계 현대판 노예들은 국제노동기구(ILO)의 2005년 집계로 1230만명, 시드하스 카라 하버드대 연구원(인신매매 전공)의 2006년 추산으로 2400만~3200만명에 이른다.

미 국무부는 2007년 보고서에서 매년 국경을 넘어 팔려가는 인신매매 희생자는 60만~80만명이고, 그 중 70%가 여성, 50%가 아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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