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무너진다] 교과부 "허용" 교육청은 "금지"… 교사들 간접체벌 놓고 혼란

조선일보
  • 탁상훈 기자
    입력 2011.06.24 03:08 | 수정 2011.06.24 08:44

    학생들의 일탈 행위로 수업을 위한 통제력을 잃는 교실이 많아지는 가운데 팔굽혀펴기, 엎드려뻗쳐, 운동장 돌기 같은 '간접 체벌'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경기도 교육청의 규정이 달라 교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에 대한 체벌은 크게 직접 체벌(학생을 때리는 것), 간접 체벌(팔굽혀펴기나 쪼그려뛰기 같은 벌을 주는 것), 대체벌(별도의 의자에 앉아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 등 체벌을 대체하는 훈육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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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부는 올 3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도구·신체 등을 이용해 학생의 신체에 직접적인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지도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 직접 체벌을 금지했다. 다만 간접 체벌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능하다'고 허용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은 교과부의 시행령을 거부, 간접 체벌도 금지하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간접 체벌을 없애는 대신 '성찰 교실' 내 전문 상담원과 상담, 학생생활 평점 감점, '생각하는 의자'에 앉아 반성 등을 통해 학생을 지도하도록 한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간접 체벌 금지를 조례로 만들었다. 올 3월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직·간접 체벌 금지를 명문화한 것이다. 두 교육청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도교육청은 아직 교과부 방침에 반하는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학생·학부모의 저항이 있는 데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최소한의 간접 체벌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에 학생에게 '5초간 엎드려뻗쳐'를 시킨 중학교 전모 교사를 경기도교육청이 "학생 인권 침해"라며 징계하고, 전 교사가 교과부에 징계 취소 심사를 청구한 것이 최근 간접 체벌을 둘러싼 논란의 대표적 사례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양정호 교수는 "일선 교사들이 간접 체벌조차 못해 지금처럼 학생생활 지도를 포기하면 몇 년 뒤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며 "학교의 최소한의 규율 확립을 위해선 학교와 교사에게 간접 체벌에 관한 여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플로리다·미시시피주 등 16개 주에서는 훈육과 질서 유지를 위한 간접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올 들어 교내에서 악의적 거짓말을 하는 학생들을 학교장이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교사·학교의 생활 지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과 캐나다 등은 간접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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