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무너진다] [1] 교사 97%(本紙·교총 3067명 설문조사) "수업중 문제학생 일부러 피한다"

조선일보
입력 2011.06.24 03:08 | 수정 2011.06.24 04:13

보란듯 전자담배 피우고 들으란듯
욕하는 아이들… 교권 추락 심각한 단계

경남의 한 중소도시 중학교에 재직 중인 50대 A교사는 이달 초 학교 상담실에서 학생에게 맞았다.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 잡담을 하며 시끄럽게 떠들었다. 도저히 수업을 계속하기 어렵자 교사가 이 학생을 생활지도교사인 A교사에게 맡겼다. 상담실로 온 이 학생은 갑자기 문을 잠그고 A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A교사는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 B씨는 이번 학기 초 3학년 수업에 들어갔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버젓이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B교사가 주의를 줬지만 그 학생은 꿈쩍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초중고 교실이 통제불능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수업 중인 교사에게 휴대폰으로 욕설 문자를 날리고,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교실 붕괴' '교권(敎權) 추락'이 심각한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이 워낙 많다보니 교사들도 지도하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본지가 한국교총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 30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교사의 96.9%가 "수업 중 문제학생을 발견해도 일부러 회피하고 무시한다"고 답했다. 강원도의 고교 교사는 "'때리면 신고한다'는 식으로 나오는 학생 앞에서 '내가 왜 교사가 됐나'하는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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