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해외 입양아에게 한복 선물

조선일보
  • 김진 기자
    입력 2011.06.21 03:02

    용인외고 하랑동아리 - 한국 문화 알리기 4년째… "그 아이들 더 돕고 싶어 美 건너가 한글도 가르치죠"

    "새 가족이 생긴 기분이에요. 입양아들도 비슷하게 생긴 우리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요. 앞으로 동아리 사이트도 만들고 프랑스 입양아들도 도우며 해외 입양아들에게 한국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용인외고 하랑동아리 15명의 학생들은 다음달 14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저지에 간다. 이곳의 미국인 양부모들이 한인(韓人) 입양아를 위해 여는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캠프는 입양아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40여년 전부터 시행돼 왔다고 한다. 하랑동아리 학생들은 이곳에 가 그동안 자신들이 모은 한복을 전달하고 입양아들에게 한국 언어와 문화도 가르칠 계획이다.

    하랑동아리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4년 전부터다. 용인외고 학생들이 모여 "해외 입양아들에게 한복을 보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나 근처 교회, 유치원 등에서 한복을 모아 미국에 보내주기로 한 것. 그러다 "입양아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현장을 보자"는 생각에 캠프에 참가하기로 했다. 하랑동아리 회장 정지윤양은 "처음에는 동아리 선배 두 명만 갔다 왔는데 점차 늘어 지난해에는 11명이 갔다 왔고 올해는 15명이 갈 예정"이라며 "입양아들이 떨어지기 싫어하며 헤어질 때 많이 울어 한 번 가면 다시 안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뉴저지에서 한복을 입은 한국 입양아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용인외고 하랑동아리 학생들은 미국에 있는 한국입양아들에게 한복을 보내고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하랑동아리 제공
    이들은 미국 뉴저지에서 매년 여름 5일 정도 캠프에 참가하며 입양아 집에 머물러 언니, 오빠처럼 지낼 기회를 갖는다. 지난해에는 입양아들에게 제기 만드는 법과 한지로 종이 접기 등을 가르쳤다.

    "올해는 7개의 수업 가운데 세 수업을 우리가 맡았어요. 신사임당, 이순신,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국어와 한국 음악, 서예 등 수업을 하기로 했죠. 벌써 수업 계획은 다 짰습니다. 마지막 날은 우리가 가르쳐 준 걸 바탕으로 아이들이 공연을 할 거예요."

    하랑동아리 학생들은 지난해 7월 캠프에 다녀오자마자 9월부터 올해 캠프 준비에 들어갔다. 사물놀이 동아리와 함께 공연을 하고 학교에서 '콜팝(콜라와 팝콘)'을 팔며 모금을 하고 한복을 모은 것. 하지만 지난해 300벌을 모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30벌밖에 모이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더 이상 한복을 많이 입지 않기 때문에 잘 모이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는데 걱정입니다. 또 한국에서 입양아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고 입양아를 잘 돕지 않는 것도 안타까워요. 미국에 가 보니 양부모들이 진심으로 아껴주더라고요. '가슴으로 낳았다'면서요. 고등학생이지만 활동을 열심히 해서 입양아를 돕는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