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교화소 실태 공개…"강제낙태에 공개처형, 성폭행까지"

입력 2011.06.20 15:47 | 수정 2011.06.20 18:05

#1. “교화소(敎化所)에서는 임신 여부 검사를 모두 하는데, 18세 정도 탈북 여성이 보위부에서는 임신사실을 숨겼다가, 이것이 들켜 강제 낙태당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1주일 뒤 돌아와서 다른 반에 배치되었습니다. 교화소에서는 출산은 없고 모두 강제 낙태시킵니다.”

#2. “신입반에 예쁜 여자 수감자가 있으면 감방관리과에 있는 지도원이 성폭행했습니다. 2003년이었습니다.”

#3. “여섯 끼를 굶어서 가지 하나를 도둑질해서 먹다가 들켰습니다. (지도원이) ‘개도 돼지에도 안 속하는 게, 감히 사람이 먹는 가지를 먹느냐?’라며 때렸습니다. 너무 많이 맞아서 머리가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귀에서도 피가 나오고 코에서도 피가 나오고 그랬습니다.”

북한의 교도소인 ‘교화소’의 인권유린 실태에 관한 증언이 나왔다. 20일 북한인권개선모임이 2008년부터 탈북자 2만여명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북한 교화소 실태 보고서’에서는 공개처형·강제낙태·영아유기·성폭행·고문 등 수감자를 대상으로 자행한 광범위한 인권유린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교화소에서는 수감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종종 공개처형을 한다. 증산교화소 출신의 한 여성 탈북자는 “총살당한 여자는 너무 맞아서 형체를 못 알아볼 정도였다”면서 “(당시의 충격으로) 아직도 풍선이 터지거나 하면 놀라는 외상 스트레스장애 같은 것이 생겼다”고 증언했다. 전거리교화소에 수용됐던 다른 탈북자는 “교화소에서는 총알이 아깝다고 해서 공개처형을 잘하지 않고 대신 더 고통스럽게 해서 교화소 안에서 죽게 만든다”고 말했다.

북한 구금시설 현황/조선일보DB
북한 구금시설 현황/조선일보DB
강제낙태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함흥교화소 출신의 탈북자는 “위생원을 했었기 때문에 임신부를 직접 본 적이 있다. (그녀를) 외부 병원으로 내보내 강제낙태시킨 다음, 바로 노동을 시켰다”고 전했다.

고문과 구타도 비일비재하다. 수감자들이 곡식이나 채소 등을 훔쳐먹는 등 생활규정을 어겼거나, 강제적으로 서로를 비판하게 하는 ‘생활총화’에서 비판을 받은 경우에도 처벌을 받는다. 특히 교화소에서 도망을 갔을 경우에는 걷지 못할 정도로 구타를 한 뒤 공개총살까지 한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여성 수감자들은 성폭행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증언에 따르면 여성 수감자들은 형기(刑期) 단축이나 노동제외 등을 조건으로 성관계를 요구받기도 하는데, 거부할 경우 당할 수 있는 보복이 두려워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증산교화소 출신의 탈북자는 “담당 보안원이 부르면 여성 수감자가 같이 나가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그 여성 수감자가 내게 강간이라는 말은 안 했지만, ‘할 수 없이 (성관계를) 하게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희태 북한인권모임 사무국장은 20일 “400여쪽이 넘는 ‘북한 교화소 실태 보고서’는 오는 9월 출판될 예정”이라면서 “21일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에 북한인권 유린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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