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우리 고향 풍경

조선일보
  • 박세미 기자
    입력 2011.06.17 03:11

    'MBC 스페셜' 밤 11시 5분

    강원도 홍천에서 자동차로 20분쯤 가면 팔봉산 밑으로 길게 늘어선 한 마을이 있다. 75가구 남짓 살고 있는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다. 이 마을 주민들은 6년째 거대 골프장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MBC TV 'MBC 스페셜'은 17일 밤 11시 5분 방송될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져가는 옛 고향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가수 겸 탤런트 박유천(믹키유천)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1994년 '범죄 없는 마을'로 선정되기까지 했던 구만리에는 현재 무려 27명의 전과자가 있다. 골프장 반대 운동을 벌이며 업무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집시법 등 다양한 죄목으로 범법자가 된 주민들이다. 영주 평은역 근처의 작은 마을, 금강마을도 비슷한 처지다. 영주댐 건설로 수몰될 이곳 마을의 주민들은 내후년까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 김병기(83) 할머니는 매일 들려오는 포클레인 소리에 "나를 빨리 쫓아내려고 저렇게 주야로 공사를 하는구나" 하며 한숨짓는다.

    제작진은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 김용택을 만났다. 시인은 "이제 고향은 없다"며 "섬진강조차 개발에 밀려 알아보지 못할 만큼 처참하게 변했다. 사정없이 파괴된 고향을 생각하면 고향 쪽을 돌아보기도 싫다"고 했다. 제작진은 "변한 것은 풍경뿐 아니라 생활방식과 인심"이라며 "이대로라면 돌아갈 고향은 이제 어디에도 남아나질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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